내년 회계사 선발 인원 ‘동결이냐 축소냐’

2024-11-19 13:00:18 게재

금융당국, 21일 결정 … 올해 1250명 보다는 줄어들 듯

회계업계·공공기관·기업 등 2천곳 이상 내년 수요예측 조사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발 인원 증원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회계사 최소선발예정인원을 놓고 금융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올해 합격자는 1250명으로 지난해 1100명 보다 150명 늘었지만 회계법인들이 채용인원을 줄이면서 일부 합격자들이 취업을 못하고 실무수습 기관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금융당국이 지난해(1100명) 보다 올해 최소선발예정(1250명)인원을 대폭 늘린 이유는 회계법인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기업 등 회계업계가 아닌 영역에서 회계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회계업계 간담회에서 회계업계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회계정책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1일 공인회계사자격·징계위원회(위원장 김소영)를 열고 2025년도 공인회계사 최소선발예정인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회계업계와 기업,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내년도 회계사 필요 수요를 조사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을 통해 2400개가 넘는 상장회사 전체의 수요를 파악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최소선발예정인원인 1250명 보다는 정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각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증원 여론은 크게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년도인 1100명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계업계에서는 내년도 예상 수요를 줄였지만,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파악한 수요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소폭 축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최근 20년간 선발인원 축소는 단 한차례에 그쳤다. 2007년 1000명에서 750명으로 줄였을 당시는 회계사 과잉공급으로 신입 회계사에 대한 실무수습이 불가능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실무수습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위원회에서 1100명과 1250명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이달 5일 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최운열)는 한국회계학회(회장 김갑순), 회계정책연구원(이사장 최운열)과 함께 ‘공인회계사 적정선발인원에 관한 연구’의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운열 공인회계사회 회장 등은 “20여년 만에 대규모 실무수습 미지정 사태가 재발한 만큼 적정수준의 공인회계사 선발인원 결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연구에서는 회계·감사시장 성장률, 회계법인 채용규모, 공급측면인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인원에 기반한 통계모형을 통해 2025년 공인회계사 적정 선발인원을 836~1083명으로 제시했다. 대형 회계법인인 빅4 채용담당 파트너들은 이날 적정 선발인원 규모를 1000~1100명으로 제시했다.

공인회계사와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5년간 연간 선발인원과 관련해 올해 선발인원 1250명 보다 큰 폭(850~1150명) 감소(공인회계사 98%, 수험생 50%), 소폭(1150~1250명 이하) 감소(수험생 21%)해야 한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했다. 1250명을 초과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공인회계사의 경우 2%, 수험생은 29%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계사 시험 일정 등을 고려하면 21일에는 최소선발예정인원을 결정해야 한다”며 “사전 실무회의를 통해 위원들 간에 의견 교환 등이 이뤄졌고 최종 논의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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