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분기 실적 둔화…4분기·내년 전망 하향 조정

2024-11-19 13:00:21 게재

2분기 대비 코스피 순익 2.8%↓·코스닥 67.3% ↓

트럼프 2기 출범시 반도체·수출업종 가시밭길 우려

올해 3분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2분기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의 경우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8% 줄었다. 코스닥은 매출도 줄고 영업이익도 줄면서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67.3%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4분기와 내년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트럼프 2기를 맞아 향후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반도체 등 수출업종의 가시밭길이 우려된다.

◆코스피,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역대 최대 =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14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은 2214조60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5조6463억원으로 64.5%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19조1222억원으로 71.2% 증가했다.

다만 3분기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은 53조4474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1799억원(-0.34%), 순이익은 40조7738억원으로 1조1750억원(-2.8%) 줄었다.

연결 부채비율은 110.83%로, 지난해 말 112.35%에 비해 1.52%p 감소하는 등 재무상태가 개선됐다. 순이익 흑자기업은 495곳(80.62%)으로, 전년 동기 476곳(77.52%)에 비해 19곳, 3.09%p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운수창고업 등 12개의 매출이 증가한 반면, 철강금속, 비금속광물 등 5개는 감소했다.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등 9개 업종 영업이익이 증가한 반면, 철강금속, 기계 등 8개 업종은 감소했다. 역시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등 9개 업종 순이익이 증가했으나, 화학, 기계 등 8개 업종은 감소했다.

◆코스닥도 실적·재무상태 악화 =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1153곳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은 198조8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조8777억원, 4조30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29.3% 감소했다.

3분기 실적만 보면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2조4511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6793억원(-21.7%), 순이익은 5333억원으로 1조997억원(-67.34%) 줄었다.

부채비율은 107.72%로, 지난해 말 105.82%에 비해 1.90%p 높아져 재무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 상장사 5곳 중 2곳은 적자였다.

◆수출 증가율 1%p 떨어질 가능성 = 증권가에서는 3분기 기업 실적 저하에 대해 수출 증가세의 둔화 탓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평가하며, 4분기와 내년 기업 실적 전망은 더 하향 조정했다. 3분기까지 코스피의 실적 호조를 이끈 반도체 업황의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급격하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9조7588억원으로 1개월 전 추정지 11조632억원보다 11.8% 줄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반도체 업황 우려는 3분기뿐만 아니라 향후 전체 기업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정권에 이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의 중국에 대한 고관세 정책으로 중국 경기가 둔화하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고관세 정책 시행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주은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1기 때보다 더 광범위한 국가들에 관세장벽을 높일수록 수출에는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또 중국이 최종 수출시장으로서 한국에 중요한 만큼, 중국 내수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역시 국내 수출에 부담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경제에 하방 요인을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실현될 경우 한국 수출의 연간 증가율은 1%p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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