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광주천 보행로·자전거길 기부채납
교통심의 이행방안 제출
27억원으로 환경도 손질
광주광역시 중심에 있는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복합쇼핑몰 신축(지하 6층, 지상 8층)을 추진 중인 (주)더현대광주가 최근 교통영향평가 조건부 통과 이행방안을 광주시에 제출했다. 허가권자인 광주시는 교통 등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조만간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더현대광주는 최근 교통영향평가 심의 때 조건부 통과 조건으로 제시된 가감속 차로 설치 등 9건에 대한 이행계획을 광주시에 제출했다.
더현대광주가 제출한 이행방안에는 교통영향평가 심의 때 핵심 쟁점이 됐던 가감속 차로 설치에 따른 기부채납 방안도 포함됐다. 관심을 끈 기부채납 방안은 27억원을 들여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야구장)와 재래시장인 양동시장을 잇는 2.1km 광주천 구간에 있는 보행로와 자전거 길 개선이다.
이 구간에 신축 예정인 더현대광주 이미지에 맞게 주변 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안은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이 중심이 되는 도시(대자보 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시 교통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광주시는 오는 20일까지 대중교통과 등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수용 여부와 추가 이행방안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장 보고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더현대광주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 9월 첫 심의 때 복합쇼핑몰 진출입 서쪽대로(1-35호선)에 길이 150m 폭 3m와 동쪽 중로(1-가호선)에 길이 75m 폭 3m 가감속 차로 설치를 각각 요구했다.
더현대측이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경우 복합쇼핑몰 쪽에 있는 자전거도로(폭 1.5m)와 보도(폭 3m), 전면 공지(폭 4m), 건축 한계선(폭 2m) 등이 연쇄적으로 3m씩 밀리게 돼 건축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또 지하 주차장도 120면이 줄어들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이 어렵게 된다.
다급해진 광주시와 더현대광주는 협의를 통해 가감속 차로 폭을 2.75m로 줄였다. 또 당초 4.5m로 계획된 자전거도로와 보도를 폭 3m로 줄여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로 변경하는 방안을 만들었다. 대신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 변경으로 발생하는 폭 1.5m 손실 부분에 해당하는 토지 가치(27억원)를 ㈜더현대광주가 기부채납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 방안은 지난달 31일 열린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통과됐으나 대자보 정책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일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