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원 한남4구역 ‘삼성-현대’ 맞대결
평당 공사비 940만원으로 정비사업 최고액 … 설계 차별화, 조합원 최대 이익 제공 승부수
올해 추진되는 도시정비사업 중 최대 재개발단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시공권을 놓고 삼성과 현대가 맞붙었다. 20일 한남4구역재개발주택조합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최종 참여했고 내년 1월 20일 시공사를 선정한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6만여㎡ 부지에 51개동의 공동주택 2331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3.3㎡당 공사비는 940만원으로 전체 예정공사비는 1조5723억66000만원에 달한다. 미분양 우려가 없는데다 공사비가 최근 시공도급계약액 중 최고치에 달해 시공사 선정 전까지 삼성과 현대의 물밑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에 특화 설계를 적용해 역대급 차별화 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변 전면 배치된 4개동에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물산은 이 디자인을 특허 출원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을 한강∙남산 사이 한남의 헤리티지를 담아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으로 제시했다. 남산과 한강 등 주변 환경에 따라 O자 X자 L자 등 독특한 형태의 주동 배치를 통해 조망과 도시 경관을 담았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100%를 대상으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해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한다고 약속했다.
커뮤니티 시설은 세대당 16.6㎡(5.03평) 규모로 기존 공동주택과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한다. 전체 4만여㎡(1만2000여평) 규모의 커뮤니티에는 100여개의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은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완벽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거 트렌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잡고 한남4구역을 설계했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고 19일 밝혔다.
자하 하디드는 건축계 최고 권위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곡선미를 강조한 혁신 설계로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을 설계했다.
이 단지에는 한강 물결과 남산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탈피하고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붙일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한강 조망 세대를 최대로 확보하고 남산과 용산공원의 풍경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51개동에서 22개를 줄인 29개동으로 세대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45도 회전된 주동 배치로 개방감을 높인다.
중대형 평형인 1318세대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도 적용할 계획이다. 모든 조합원은 돌출 테라스, 오픈 테라스, 포켓 테라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테라스를 100% 선택할 수 있다. 한강변 길이 300m에 달하는 더블 스카이 브릿지도 설계에 반영했다.
현대건설은 인접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된바 있어 이와 연계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동주택 사상 최초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했다”며 “한강의 곡선과 남산의 자연미 등을 조화롭게 담아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