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갈등조정능력 도마에 올랐다
의회 감사 중단 책임공방
공항 놓고 전남도와 갈등
집행부와 산하기관 부실 및 허위 자료 제출 등으로 촉발된 광주시의회의 연이은 감사 중단으로 인해 광주시 갈등조정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아쉬움을 드러낸 갈등조정능력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군 공항 이전사업에서 도드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행정사무감사 기간 때 발생한 감사 중단 사태를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앙금이 여전하다. 앞서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난 5일 광주테크노파크와 지난 8일 통합공항교통국이 부실자료를 제출하고 허위 답변 등으로 일관하자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했다.
행정자치위원회에서도 각 기관의 부실 보고가 잇따르자 각 상임위는 고광완 행정부시장 증인 출석을 요구했고, 시의회 차원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고 부시장은 산업건설위원회 답변에서 사과를 거부했지만 행정자치위원회 답변에서는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위원회와 달리 무사히 진행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파행이 이어지자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지난 15일 추가경정예산안 상정에 앞서 “감사를 중단했던 상임위에는 사과하지 않고 다른 상임위에만 사과하는 태도에 황당할 뿐”이라며 “집행부가 의회를 존중했다면 먼저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사과 없이 관례적 인사만 하고 예산안 설명을 이어갔다. 시의회 감사 중단에 대해 광주시 내부에서도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광주시 한 간부 공무원은 “고 부시장이 서둘러 유감을 표명하고 갈등을 정리했으면 시장에게까지 화살이 안 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갈등조정능력은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 12월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 앞서 지난해 3월 국가 지원 등을 명시한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까지 제정된 터라 이전 문제 해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없이 무안군이 반대로 일관하자 답답해진 강 시장은 지난 10월 광주시 현안을 알리는 주민설명회에서 전남도와 무안군을 향해 ‘함흥차사’와 ‘양심 불량’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서운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에 전남도와 무안군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강 시장 사과로 갈등이 봉합됐지만 전남도 불만은 여전하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주시가 12월로 한계 시간을 설정했는데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강수훈 광주시의원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군 공항 이전 사업을 보면 남북 관계를 보는 것 같다”면서 “정치 지도자끼리 대화를 더 하고 무안군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부시장은 일련의 지적에 대해 “시의회에 사과했다”면서 “군 공항 이전사업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도 안되는데 무안군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