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대북송금 재판 변론재개 신청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내역 추가신문 필요”
오는 29일 예정된 선고공판, 연기할지 관심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변론재개 신청을 해 재판부의 수용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전날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문주형 고법판사)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변론재개는 피고인측에서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제출하지 못한 증거를 추가로 제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신청하는 절차다. 신청을 받아줄지 여부는 재판부의 재량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모르는 상황이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신청서에서 이른바 ‘검찰청 진술 세미나’와 관련해 쌍방울그룹이 최근 회신한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에 대한 추가 신문 필요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변호인은 “김성태·방용철·안부수의 경우 2023년 1~7월 조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동시에 검찰에 출정한 것이 수십차례 있었음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며 “이들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매우 의심된다, 추가 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신된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사용내용을 보면 김성태 등의 출정일자에 맞춰 사용한 다수 내역이 확인돼 김성태 등이 언제부터 검찰청에서 음식제공 등의 편의를 제공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법인카드 사용자 가운데 현재 특정되는 사람이 있다. 변론이 재개되는데로 증인신청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은 마지막 사실심이다”며 “피고인으로서는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1월~2020년 1월 쌍방울그룹에 경기도 대북사업 비용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또 2018년 7월~2022년 8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제공받고,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3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이 가운데 2억여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지난해 6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당시 수원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김성태 등 관련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해당 금액이 북측 인사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의 정황, 대북사업을 총괄 지휘하던 피고인의 당시 지위 등을 고려해 볼 때 신빙성이 있다”며 “비록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