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봉인해제’ 놓고 미러 충돌

2024-11-20 13:00:24 게재

러, 핵무기 사용요건 낮춰

미 “호전적 수사 중단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을 허용하고, 실제로 러시아 본토를 향한 첫 발사까지 이뤄지면서 전쟁이 전혀 다른 국면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 브랸스크주에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발사해 러시아 방공시스템이 6발 중 5발을 격추했고 나머지 1발도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공격의 성패와 무관하게 이번 공격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첫 사례여서 후폭풍을 동반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핵 교리(독트린)를 발표했다. 핵심은 핵보유국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으로 미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을 중대한 위협으로 평가한다면 핵 대응에 나설 수도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업데이트한 독트린을 서방이 주의 깊게 읽어보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3차 대전”까지 거론하며 격앙했다.

미국도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무책임하고 호전적 수사는 러시아의 안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체 핵 태세를 조정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고 맞받았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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