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승환 실효적 제재방안 강구해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GA 설계사 신규등록 제한 검토해야”
보험시장에서 부적절한 ‘보험 갈아타기’(부당승환) 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국회입법조사처가 설계사와 대리점에 대한 제재방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진 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부당승환 개선 과제’ 보고서(이슈와 논점 2289호)를 내고 “부당승환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서 보험계약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효적 제재방안 강구 등이 필요하다”고 19일 밝혔다.
보험회사가 자체 설계사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다가 최근에는 판매전문회사인 법인보험대리점(GA)에 의한 영업이 일반화됐다. GA를 주력 판매 경로로 삼는 보험회사도 늘고 있다.
부당승환이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로 하여금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면서 새로운 계약에 가입하게 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현재 보험업법은 일반 승환이 아닌 소비자에게 불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부당승환을 금지하고 있다. 금지된 마케팅전략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인구구조의 변화다. 저출산으로 인해 보험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가입자가 줄어드는 포화시장에서 보험사들은 경쟁사 고객으로 눈을 돌렸다.
고객 빼오기에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자 GA가 앞장섰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사 고객(번호이동)을 유치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보험 계약의 주요 내용을 알려주지 않거나 최초 보험계약보다 부실한 보장을 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규모의 경쟁을 벌이던 GA가 우수 설계사를 영입하려고 제시한 거액의 초기정착금 등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22~2023년 사이 GA 39개사가 경력설계사 1만4901명에게 총 2590억원을 정착비를 지급했다. 1인당 평균 1738만원이다. 유명 설계사의 경우 1억~2억원까지 치솟는다.
장 조사관은 “수수료 편취 목적의 조직적 허위·가공 계약을 작성하거나 특별이익 제공, 무자격자에 대한 수수료 부당지급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리점에 대한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조사한 결과 최근 5개 대형GA 소속 351명의 설계사의 영업 과정에서 3502건의 기존계약이 부당하게 소멸된 것(부당승환)을 확인했다.
금융당국은 부당승환이 문제가 된 GA를 상대로 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장 조사관은 “금감원의 보험설계사 조회 시스템인 e-틀림 보험서비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 보험계약유지율 등 신뢰도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령상 GA고지의무 이행여부를 지속적으로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부당승환으로 소멸된 기존 보험계약 부활 청구권을 확대하는 방안과 GA에 대한 전면적 영업정지 제재보다는 신규지점 개설과 설계사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