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심사자문위와 국회의장에 의해 국회의원 영리 임대업이 대부분 허용되고 있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은 법조항을 제시하며 “윤리심사자문위가 신고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별적, 구체적으로 (임대업 영리업무 종사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임대업 신고 누락에 대해서는 “신고 여부에 관한 별도의 조사권한이 없다”고 했다.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우 의장에게 보낸 공개질의 답변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법을 들어 윤리심사자문위의 검토 결과를 존중해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회의원들의 성실한 등록, 신고 의무를 제시했다.

경실련은 “22대 국회의원 28명의 임대업 영리업무 조사 가능 결정과 관련해 이들 모두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와 함께 “직무수행에 지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기준은 무엇인지”, “임대업의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우 의장은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신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한다”고 간단히 답했다.

최종 임대업 허용 결정 권한이 국회의장에게 있다는 점을 들어 “국회의장은 자문위의 심사의견을 단순 수용하는지, 직접 검토하는지”를 묻자 “국회법 제29조2에 따라 윤리심사자문위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한다”고 했다.

또 “본인 명의의 임대업 심사제도가 이해충돌 방지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와 “배우자 명의로 임대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답변으로는 “국회법 제29조의 2는 의원 본인의 직무외 영리업무 종사를 금지하고 있으며 제32조의2는 본인 및 배우자 등 사적이해관계자의 업무내용에 대해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임대업 신고 누락자를 조사하고 징계할 의사가 있는지”나 “신고 누락자를 어떻게 적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고여부에 관한 별도의 조사권이 없고 사무처에서 의원실에 영리업무 조사 신고 안내를 상시적으로 실시 중”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경실련은 ‘22대 국회의원 임대업 심사 실태’ 보고서를 통해 22대 국회의원 300명 중 재산 신고 내역 상 임대 채무를 가진 의원은 본인·배우자 기준 94명, 본인 기준 71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지난 9월까지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임대업을 신고한 의원은 28명, 36건에 그쳤고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 국회 사무처는 경실련 정보공개 청구에 따른 답변에서 이들에게 ‘영리업무 허용 승인’을 통한 근거로 ‘국회법 제29조의 2 제1항’을 들었다. 경실련은 “해당 법 조항은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한해 임대업을 승인’하도록 돼 있다”며 국회의원 직무수행과 관련한 이해충돌을 의심했다.

또 경실련은 “국회의원 중 임대 행위가 가능한 경우는 본인 명의 77명, 배우자 명의 115명으로 확인되었다”면서 “이들은 다주택 보유, 비주거용 건물 및 대지 보유 신고 등 실사용 외 주택 보유를 통한 임대가 의심된다”고 했다. ‘신고 누락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임대업을 허용하면서도 본인 명의의 경우에만 신고 및 심사를 받도록 한 것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함”이라면서 “본인 명의의 부동산 건물만 신고하고 배우자 명의로 임대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임대할 경우 신고 누락이 많아 보이며 신고하면 거의 100% 허용하고 있다”면서 “(임대업 허용)심사가 거름망 역할을 하지 못해 결국 방치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의장이 나서지 않으면 절대로 제도 개선이 어렵다”며 “권한도 없는 윤리심사자문위에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식 대응을 멈추고, 제도의 사각지대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