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조유진 한국조지메이슨대 국제학과

2024-11-20 11:33:49 게재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한 교육 전문가가 될 거예요

토론 동아리, 모의 유엔 의장, 문화제 스페인어과 디렉터.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유진씨는 다양한 활동을 놓치지 않았다. 영어와 외고에서 갈고닦은 스페인어 실력은 장차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기에 충분하다. 이제 세계로 나갈 일만 남은 유진씨의 포부를 들어봤다.

조유진 | 한국조지메이슨대 국제학과 (서울 한영외고)

조유진 | 한국조지메이슨대 국제학과 (서울 한영외고)

사진 민원기

활발한 토론 활동으로 기른 의사소통 능력

뛰어난 영어 실력을 보고 해외 유학파로 오해할 수 있지만 유진씨는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했다. 어릴 때부터 원어민 선생님과의 영어 회화, 토론 수업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영자 신문과 영어 소설도 많이 읽은 덕분이다.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한국조지메이슨대에서도 공부에 어려움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유진씨는 한국뉴욕주립대 FIT에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입학을 앞두고 평생 직업으로 삼을 만큼 패션에 열정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자문하면서 입학을 1년간 유예했다. 결국 고심 끝에 국제학과로 전공을 바꿔 올해 봄에 한국조지메이슨대에 입학했다.

“1년 동안 영어 공부도 하고 파트타임으로 영어 강사를 하면서 전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더 넓은 세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공이기에 국제학과를 선택했죠. 토플 성적도 올려 장학금도 받게 됐고요. 먼저 입학한 친구가 적극 추천한 것도 결정에 한몫했어요.”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유진씨의 이력은 학생부에서도 나타난다. 3년간 몸담았던 토론 동아리 ‘HIDIOS’에서는 사회 이슈나 시사 주제를 선정해 친구들과 토론했다. 코로나19 해결의 일등 공신, 세계 1위 핵 보유국 러시아, 국제 스포츠는 외교 수단인가, 주 4일 근무제 도입 등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발표와 토론 수업을 좋아했어요. 친구들과 찬반 입장을 나눠 자료를 조사하고 영문 입론서를 작성해 연습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 됐죠. 남을 설득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거든요. 다양한 사회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논리와 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하는 토론이 재미있었어요. 더불어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죠.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어서 기억에 남아요.”

좋은 기억은 자연스럽게 교내 모의 유엔 활동으로 이끌었고 한영 모의 유엔 의장까지 맡게 됐다.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중1 때부터 모의 유엔 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의장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고.

“늘 국가 대표 역할만 하다가 의장을 맡으니 의제 선정부터 자료 조사까지 해야 했고 단원 교육은 물론 진행도 맡아야 하니 긴장의 연속이었죠. 공부와 병행하면서 준비하느라 쉽지 않았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뿌듯했고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어요. 지금도 대학에서 모의 유엔 동아리 사무총장을 맡고 있답니다. (웃음)”

국제적 안목 지닌 교육 전문가 꿈꿔

유진씨는 다양한 교과 우수상을 비롯해 전공어 문화 탐구 대회, 역사·지리·사회 경시 대회, 독서 대회 등에서의 수상 실적이 화려하다. 국내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상 실적과 외부 봉사 활동을 반영하지 않지만, 해외 대학은 입학 전형에서 교내외의 다양한 수상과 활동을 제한 없이 반영하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 입학 지원 시점까지 활동과 실적을 모두 고려한다. 스페인어 어학 시험 델레와 토플 성적은 수준 높은 외국어 역량을 보여주는 근거가 됐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모든 대회에 참가했고 구청에서 주관하는 중국 학교와의 온택트 교류 도우미와 홈페이지 번역 봉사도 했어요. 바쁜 학교생활 속에서 분 단위로 쪼개가며 살았죠. 그 과정을 대입에서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다양한 언어를 전공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외고에서는 수업 중 주제 탐구와 진로 탐색 활동을 하며 해외 이슈를 비교·분석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넓은 시야를 갖출 수 있다. 특히 <사회문화탐구> 수업의 탐구 활동이 기억에 남았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출연자가 중국의 소수 민족과 함께 중국 국기를 옮겨 벌어진 논란을 주제로 삼아 ‘중국이 한국 문화를 침탈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과반수 이상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리의 전통 의상을 조선족 문화라고 폄하하는 중국의 패권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어요. 외교는 상호 존중이 전제되어야 하거든요. 작은 부분이라도 잘못됐다면 정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외고의 특성을 살려 전공어 교육 융합 수업에서 동서양 문화권의 교육 제도를 탐구하기도 했다. 다양한 국가의 교육 제도의 특징과 교육 정책을 비교해보고 미래 교육의 방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해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 중국은 사교육 의존도가 높고 도시와 농촌 간의 교육 불평등이 심해요. 스페인은 학업 중도 포기율이 높고 교육이 사회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고요.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학생의 진로와 대학 입시 정책이 국가 지원으로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요. 국가의 교육 목적과 철학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고찰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지난 학기 국제학 수업에서는 유엔의 지속 가능 발전 목표를 공부하면서 전 세계 어린이에게 양질의 교육이 필요함을 깊이 공감했다. 재수할 때 영어 강사로 잠시 일했던 경험을 통해 가르치는 일에도 흥미를 느꼈기에 더욱 인상 깊었다고.

비로소 국제학이라는 자신만의 궤도에 오른 유진씨의 꿈은 아르헨티나에 본부를 둔 유네스코 국제교육계획연구소에서 일하는 것이다.

“이번 겨울에 인도네시아 말랑으로 3주간 교육 봉사를 떠나요. 꿈꾸는 일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앞으로 스페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죠!”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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