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향 먼저 파악하고 학습·진학 지원

2024-11-21 13:00:12 게재

양천구 목동에 ‘교육지원센터’

최종 목표는 ‘행복한 교육도시’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단지 한복판. 옛 목5동주민센터 건물 안에서 저녁 늦은 시간까지 불빛이 새어나온다. 안쪽 상담실에서 열띤 토론이 오가는 듯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반투명한 유리 너머로 언뜻 엿보이는 주민 표정은 밝다. 중학교 2학년 아들 진학문제로 방문한 40대 학부모 이 모씨다. 그는 “집 가까운 남고를 보내야 하나 예체능 고교를 보내야 하나 판단이 안돼 전문가 도움을 받고 싶었다”며 “사춘기 아이에 대한 조언까지 듣게 돼 너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조만간 아이와 함께 찾아와 상담을 할 예정”이라며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는 아빠와 함께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 양천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들어 지역의 가장 큰 경쟁력인 교육에 아이들과 학부모의 행복을 더한 ‘행복한 교육도시’를 목표로 기반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양천교육지원센터’가 중심에 있다. 학습 진학 진로를 일괄 지원하고 미래 핵심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이기재 구청장이 공무원 등과 함께 양천교육지원센터 2층에 조성한 목동미래교육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양천구 제공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에 이르는 연면적 1038㎡ 공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층에 위치한 맞춤형 학습·진학·진로 상담실이다. 전문가가 1대 1 맞춤 상담을 통해 아이들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진학·진로 탐색을 하도록 조언한다. 구는 “진로·직업 탐색에 집중돼 있던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기능을 확대해 실질적인 학습지원과 진학까지 포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에서 활동하는 전문 상담가들이 초등학생부터 고교생 재·삼수생까지 50분씩 상담을 한다. 기본 학습 심리상담 이후 문제집 시험지 성적표 학습계획표 등 아이가 제시하는 자료를 토대로 학습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유도한다. 진로나 진학을 위한 입시 전략 조언은 그 다음 단계다. 지현우 전문 상담가는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나 학원 의존도, 자기주도 학습 여부 등 학습성격 유형을 우선 파악하고 아이를 대하는 학부모 태도를 함께 살핀다”며 “아이 스스로 방향을 찾도록 유도하고 보호자가 집에서 어떻게 지원할지 조언한다”고 말했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다 공공에서 운영한다는 신뢰성까지 더해져 그만큼 주민들 만족도가 높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상담실을 찾은 한 학부모는 “여러 질문을 통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부터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양천구는 상담실과 같은 층에 있는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2층 목동미래교육지원센터, 3층 다목적실을 활용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직업세계 체험, 진학 특강과 설명회, 4차 산업혁명 분야 미래기술 체험을 일상적으로 제공한다. 아이들이 꿈을 찾고 학습역량을 키운 뒤 미래 핵심인재로 성장하도록 한 공간에서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넓은들미래교육센터가 문을 열면서 기존 스마트양천미래교육센터까지 권역별 미래교육센터가 완성됐다. 구는 지속적으로 수요를 분석해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교육도시’ 위상에 맞는 지원체계를 정착시켜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교육 부담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취임 이후 교육도시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양천교육지원센터가 종합적인 교육지원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이 미래사회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복한 교육도시를 위한 기반시설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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