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와 청소년 건강을 해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해 시민단체까지 나서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청소년지킴실천연대와 서울YMCA, 전문기관인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는 22일 국회 정문 앞에서 청소년 건강에 치명적인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를 골자로 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에 참여한 2만5596명 명단과 함께 성명서를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합성 니코틴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액상은 달콤한 향과 맛으로 청소년의 흡연을 야기하고 있고, 전자 기기장치는 담배제품으로 알아볼 수 없도록 청소년이 쉽게 소지할 수 있는 USB 메모리, 필기구, 보조 배터리, 게임기 형태로 온라인 쇼핑몰과 무인담배자판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지난해 청소년 건강패널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담배제품 사용률은 2022년 3.93%에서 2023년 6.83%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22년 2.09%에서 2023년 4.44%로 크게 증가했다. 시민단체는 “담배사업법을 통해 합성 니코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청소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없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액상형 합성 니코틴은 심각한 중독 현상을 유발하는 니코틴 뿐만 아니라 수천가지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합성 니코틴은 연초가 아닌 화학 물질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주로 액상 전자담배에 사용된다.

이 합성 니코틴 액상 담배는 일반적으로 봐도 모두 담배로 보지만 관련 규제에서 모두 예외다. 국내 담배사업법이 연초를 사용한 경우에만 담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사업법은 ‘담배란 연초(포부)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합성 니코틴 담배는 연초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규제 빈틈에서 쑥쑥 성장해 국내 액상 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92%를 차지하고 있다.

합성 니코틴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되는데 수입량은 2021년 97톤에서 지난해 200톤으로 2년 사이 수입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합성 니코틴 원액은 최대 90배까지 희석해 판매할 수 있는데 이를 추정하면 합성 니코틴 담배 국내 유통량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규제 공백으로 인해 담배에 부과하는 각종 세금도 부과할 수 없다. 그동안 합법적인 탈세가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반면 천연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모두 적용돼 현재 대두되고 있는 탈세문제와 청소년 판매 등 사회적 문제가 덜 일어나고 있다는 것.

합성 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 부재 문제는 수년동안 정치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합성 니코틴 용액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므로 오프라인 판촉이 가능하고 경고 그림을 부착하거나 온라인 판매 광고 금지 등 규제에서도 제외돼있다”며 “스마트워치처럼 생겨서 학교에서 소지품 검사해도 잡을 수가 없다”고 질책했다.

이후 시민단체와 언론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구체적인 규제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올 12월 합성니코틴 유해성에 대한 용역결과를 보고 입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전자담배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니코틴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는 메틸니코틴은 신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에 청소년 보호를 위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