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이지 않는 인터넷 연결이 세상을 나아가게 한다

2024-11-26 13:00:05 게재

직장인 A씨의 아침, 인터넷으로 뉴스와 날씨를 확인하고 유튜브 추천 영상 시청으로 잠에서 깬다. 지하철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하며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 업무 처리는 챗GPT의 도움을 받는다. 주변 맛집을 검색하여 식사하면서 사이렌오더로 음료를 주문하고 지체 없이 픽업해 사무실로 향한다. 퇴근 후에는 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소통하며 약속 장소로 이동한다.

현대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디지털 연결 세상이지만 이 모든 편리함의 배경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중요한 근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네트워크 인프라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 네트워크 인프라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공기처럼 디지털 세상의 모든 연결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가능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50억명 이상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다.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은 5G를 지나 6G로 발전하고 있으며 단순한 데이터 전달 통로가 아닌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과 같은 미래기술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도 급격히 늘어나고 네트워크 확장 및 유지보수 등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글로벌 빅테크, 콘텐츠 제공업체(CP, Contents Provider)들의 경우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60% 이상의 막대한 부하를 유발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비용 분담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구글 유튜브는 국내 소비자가 한달에 약 1021억분(와이즈앱, 2024년 4월)을 사용할 정도로 국내 모바일 앱 중 사용시간이 가장 많고 국내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도 30.6%(과기정통부, 2023년 12월)로 가장 높지만 정당한 대가 지불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자사 유료 서비스의 경우 더 많은 네트워크 대역폭을 유발하는 해상도 차등을 적용해 수익을 높이고 있는 점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G 인프라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자랑스런 결과이지만 향후에도 이러한 선전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AI 발전 등에 따른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는 예정된 수순이며 이에 상응하는 네트워크 투자 확대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모 증권사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6기가바이트(GB)였던 국내 가입자당 트래픽은 5G 도입 이후인 2023년 18GB로 3배로 증가했으며 이 추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공정한 인터넷망 비용분담 이뤄져야

시장에서 일부 플레이어의 노력만으로 네트워크 수준을 향상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 해소를 위한 제도화 논의가 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자산으로 안정적인 망 연결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의 출발점이다.

망 이용에 따른 정당한 대가 부담은 단순한 비용 지불에서 그치지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진다.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은 특정 기업이나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모든 ICT 산업의 주체가 이용하는 자원으로서 공익적 유지와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3대 강국(G3)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신기술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안정적인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핵심인 만큼 법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공정한 인터넷망 비용 분담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명수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