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8곳 “트럼프 당선, 한국경제 도움 안돼”
경총, 2025년 경영전망조사
내년 기업 절반 “긴축경영”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8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인 이상 기업 239곳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25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정부 정책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설문에는 응답 기업 82.0%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대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응답 비율은 7.5%에 그쳤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9%로 집계됐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2026년 이후’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25년 하반기’(28.0%)가 뒤를 이었다.
기업 65.7%가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 중 49.7%는 내년 경영기조를 ‘긴축경영’으로 정했다고 답했다. ‘현상유지’와 ’확대경영‘을 택한 비율은 각각 28.0%, 22.3%였다.
경총은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나서겠다고 답한 비율은 2019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긴축경영을 택한 비율은 300인 이상 규모 기업(61.0%)이 300인 미만 규모 기업(45.7%)보다 15.3%p나 높았다. 300인 이상 기업의 긴축경영 응답은 2016년 조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긴축경영의 시행계획을 묻는 설문에는 ‘전사적 원가절감’(66.7%) ‘인력운용 합리화’(52.6%) ‘신규투자 축소’(25.6%) 등의 순으로 답했다.
내년 투자계획과 관련해선 가장 많은 39.5%의 응답 기업이 ‘투자축소’를 택했다. ‘올해 수준’(35.0%,) ‘투자확대’(25.5%)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축소 응답 비율도 300인 이상 기업(58.5%)이 300인 미만 기업(32.8%)보다 25.7%p 높았다. 내년 채용계획은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채용축소’(36.9%) ‘채용 확대’(18.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경총은 긴축경영 기조와 투자축소, 채용축소 모두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응답 비율이 높았다며 현재의 침체 상황을 대기업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