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장 리포트

트럼프 2기 정부와 캘리포니아의 전쟁

2024-12-03 13:00:05 게재

미국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는 12월 특별입법 회의에서 캘리포니아의 법과 정책을 훼손하려는 트럼프 2.0에 대한 방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법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서에서 “우리가 캘리포니아에서 소중히 여기는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법정에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번영하는 데 필요한 지원과 자원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캘리포니아가 예외주의를 선언하고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수자원 프로젝트, 공기정화 권한, 해상풍력에 대한 연방 지원은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에 달려 있다.

델타 수자원 둘러싼 입장차

트럼프 재선은 새크라멘토-샌 호아킨 강 델타와 그 안에 있는 멸종위기에 처한 물고기들을 지켜보고 있는 환경단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남쪽으로 공급되는 물의 양을 늘릴 것을 약속했다.

미국 국토개발국과 캘리포니아 수자원부가 공동으로 만든 규정은 델타에 있는 두개의 거대한 수자원 운영을 관장하며 남쪽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의 양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규정을 우회해 델타로부터의 공급을 늘릴 수 있다. 이는 이미 멸종위기에 처한 연어와 다른 물고기들을 더 많이 죽이는 등 델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환경운동가들은 우려한다.

또한 미국 멸종위기종법과 수질오염방지법에 의해 제공된 보호조치의 철회, 업계 친화적인 직원 및 내각 임명, 더 많은 물을 저장하고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연방 입법도 가능하다. 공화당이 발의한 하원 법안은 남쪽으로 물을 보내는 샤스타 호수를 확장하도록 밀어붙임으로써 주 당국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이는 맥클라우드 강을 따라 거주하는 부족의 땅을 침수시킬 수 있다. 이 법안은 또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물 공급을 줄일 수 있는 주 수자원 위원회의 권한을 무력화시킬 것이며, 물고기가 종종 치명적인 상태에 직면하는 가뭄이 든 해에 샌 호아킨 밸리 농부들에게 연방 물 공급을 최소 두배로 늘릴 것이다.

무공해 자동차 지원을 놓고도 전운

캘리포니아는 2035년부터 가솔린자동차의 신규 판매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유세에서 어떤 주도 휘발유자동차를 금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내가 장담하건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의 청정 공기 계획을 되돌리는 데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는 캘리포니아주가 자체 기준을 만드는 근거가 연방법인 청정공기법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자동차 는 캘리포니아와 전국에서 점점 더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규칙을 되돌릴 인센티브가 적다.

1967년 의회는 캘리포니아에 자동차 및 기타 차량에 대한 자체 표준을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 권한은 반세기 이상 캘리포니아가 대기오염을 감소하는 데 성공할 수 있게 한 주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배출 기준은 효력을 발휘하기 전 미국 환경보호국(EPA)으로부터 면제를 받아야 한다는 함정이 있다. EPA는 획기적인 무공해 자동차 규칙을 포함해 캘리포니아의 8개 표준에 대한 면제를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이 표준에는 더 깨끗한 트럭, 기관차, 상업용 선박, 트랙터, 건설 장비와 같은 디젤차량을 포함한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은 무공해 트럭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트럼프의 EPA는 캘리포니아가 청정공기 기준을 실행하려는 모든 면제를 거부하거나 취소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의회는 EPA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명시적인 조항을 규정했다. 연방기관은 캘리포니아의 명령이 임의적이거나, 주정부가 심각한 대기오염을 정화할 필요가 없거나, 제조업체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기자동차나 다른 기술을 개발하기에 부적절해 연방법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만 거부할 수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의 기준을 되돌리려고 시도했을 때 많은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와 협상하는 쪽을 택했다. 2020년 주 정부는 BMW 포드 혼다 폭스바겐 볼보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들은 연방정부가 무엇을 하든 2026년까지 주의 표준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약은 2035년 100% 무공해 자동차 판매에 대한 획기적인 의무를 포함해 2026년 이후 주정부의 요구 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는 캘리포니아주가 “사법부 또는 연방정부 조치로 인해 기준을 시행할 수 없을지라도” 2030년까지 캘리포니아주의 무공해 자동차 판매 요건을 준수하기로 합의했다.

마케트 대학의 정치학 교수 놀레트는 캘리포니아가 연방정부의 정책 후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출기준에 대한 합의를 위해 업계와 직접 협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연방규정을 우회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더 많은 계약을 협상할 수 있다.

연방의회는 캘리포니아의 오랜 권한을 없애기 위해 청정대기법 폐지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는 많은 장애물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가능성으로 인해 더욱 그렇다. 대기오염방지법을 축소하려는 의회의 이전 노력은 많은 주들이 대기 오염과 싸우기 위한 강력한 노력을 지원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무사할까

해상풍력산업은 트럼프가 이를 종료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경우 첫날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해상풍력발전 계획은 수십억달러의 보조금 및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연방 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해안에서 최대 20마일 떨어진 심해에 떠다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캘리포니아에 배치될 예정이다. 주정부의 청사진은 2045년까지 25기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해 250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력 공급의 약 13%를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제공하는 구상이다. 5개의 해상풍력 회사는 이미 훔볼트 카운티와 모로 베이 앞바다의 지역을 임대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에 7억5700만달러를 지불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해상풍력 터빈에 불만을 품어왔다. 그 혐오감은 스코틀랜드에 있는 그의 골프클럽에서 터빈이 바다 전망을 망쳤다고 한 데서 시작한다. 그는 지난 몇년 동안, 그리고 이번 대선 선거유세에서 풍력발전단지가 암과 환경파괴를 일으킨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트럼프는 뉴저지 선거유세에서 “그들(풍력발전단지)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끔찍하며, 가장 비싼 에너지”라며 “그들은 환경을 파괴하고, 새를 죽이고, 고래를 죽인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고래를 죽인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풍력발전 개발자들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환경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주 및 연방 파트너들의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주 공무원들은 송전 및 항구 건설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강력한 지원 신호를 보냈다. 풍력발전업계는 최근 통과된 주민투표 발의안에 따라 항만 인프라에 4억7500만달러를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의 행정부가 이번에는 더 체계적인 의제를 가지고 더 빨리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가 스스로를 트럼프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 그리고 환경보호 노력에 대한 또 다른 4년간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캘리포니아는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서민원 캘리포니아주 변호사·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