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사과생산지 10년새 677% 증가
국내 사과 이동경로 추적
경북 사과농가 22% 감소
최근 10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 사과 주산지가 경북에서 강원도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국내 대표 사과 생산지인 경북지역은 최근 10년간 사과농가가 22% 감소했다. 반면 강원도는 사과 생산면적이 10년간 677% 증가했다.
3일 농협 디지털전략부 데이터분석반이 낸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과 생산량과 거래량은 경북지역이 아직 전체 물량의 50%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강원도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년간 거래량 변화를 보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전북 순창으로 1475% 증가했고, 2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강원도 지역이다. 증가율은 강원 홍천 1418%, 정선 1200%, 양구 669%, 횡성 446% 순이다.
사과 생산량은 기후변화에 따라 매년 증감폭이 컸다. 반면 생산면적은 2010년이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생산량은 이상기후로 평년보다 크게 감소한 39만톤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는 58만톤이 생산됐다. 지난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4000㏊로 2013년 3만㏊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과 재배농가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농가수 감소 대비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은 농가당 재배면적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재배농가수는 3만8806가구로 2019년 4만5000가구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품종별 거래량은 농협 출하량 기준 ‘후지’(만생종)가 52.0%로 가장 많았다. ‘후지’는 외래종으로 저장성이 높아 사과농가의 선호도가 높았다. 2위는 ‘미얀마’(만생종), 3위는 ‘홍로’(중생종)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얀마’는 최근 5년간 출하량이 32%씩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농협 출하량이 증가한 품종은 ‘시나노골드’(외래종) ‘아리수’(국내종) ‘미야비’(후지계열 외래종) 순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 거래량도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사과 생산지가 경북 중·북부 산간지역으로 이동한 점을 알 수 있다. 농협은 경북 영주와 청송의 출하량이 증가했고 도매시장 거래량은 경북 안동 청송 영주 순으로 증가했다.
또 대표 품종인 ‘후지’ 점유율이 감소했고 ‘후지’ 개량품종인 ‘미얀마’ 점유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와함께 ‘시나노골드’ ‘아리수’ 등 신생품종의 약진도 뚜렷해졌다.
농협 데이터분석반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지역 이동에 대비해 품종이나 작물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특화품종 등을 지역 브랜드로 육성해 농가 수익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