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신뢰 저버린 가격 인상 철회해야”

2024-12-03 13:00:04 게재

소비자단체 “올해 인상 없다는 약속 어겨”

오리온이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 13개 제품 가격을 이달 올린 데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협의회)가 성명을 내고 철회를 촉구했다. 오리온은 전날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협의회는 “오리온은 지난 3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면서 “2022년 9월 꼬북칩 등 16종을 평균 15.8% 인상할 당시에도 원가가 안정화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약속과 달리 (원재료가 인하 제품에 대해)가격 인하가 아닌 할인 이벤트만 진행했다”며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소비자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오리온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협의회가 오리온의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3분기(누적) 기준 매출액은 2조242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3839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분기 대비 매출액은 4.6%, 영업이익은 9.1% 증가한 것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17.1%로 최근 3개년(2021~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16.3%)보다 높았다.

특히 코코아 외에 주요 원재료가 추이를 보면 소맥과 유지류 선물 가격은 2022년 3월 기점으로 하락세다. 업체에 공시된 자료(분기 보고서)에 의할 때도 유지류(국내)의 가격은 2022년에 비해 최대 15.7% 하락했다.

실제로 해태제과는 이날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은 평균 8.6% 올렸다. 반면 지난 9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반영해 밀가루 가격 비중이 높은 계란 과자,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내렸다.

협의회는 “기업에 있어 더 높은 수익과 보다 높은 수준의 안정적 경영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이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안정을 보장하는 일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리온은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와 신뢰를 저버린 오리온의 가격 인상에 매우 유감을 표하며, 오리온이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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