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높을수록 ESG 평가 '우수'
자산·매출 규모 크고 상장사 경우 ESG 등급 높아
나신평 "현대자동차·CJ·SK그룹, 높은 점수 획득"
기업 신용등급이 높고 자산규모가 클수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기업의 사업경쟁력 및 재무상태가 좋아 ESG 경영활동 및 관련 분야에 투자할 의지와 여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상장사와 비상장사, 공기업 등 총 258개 기업과 12개 주요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ESG 평가 결과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기업 ESG 평가 등급 또한 높게 나타났고, 자산규모가 클수록 높은 등급에 분포되어 있는 기업들 비중이 높으며, 평균적인 점수도 높게 산출됐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이번 평가에서 ESG 통합 등급을 우수한 순서대로 S, A, B, C, D 등 5단계로 나눴다. A등급에 해당한 기업이 56.2%로 가장 많았으며 B(30.2%), C(13.2%), D(0.4%), S(0%) 순이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ESG 평가 등급은 높게 나타났다. 장기 신용등급 AA급 이상 기업 121개사 중 76.9%가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장기신용등급 A급 94개사와 BBB급 20개사의 경우엔 ESG 평가 A등급의 비중이 각각 41.5%와 30.0%로 확연히 감소했다.
자산규모가 클수록 ESG 평가 결과 높은 등급에 분포되어 있는 기업 비중이 높으며, 평균적인 점수도 높게 산출됐다.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기업들의 통합등급 A 이상 비중은 89%, 5~10조원은 76%, 1~5조원은 49%, 1조원 미만은 22%로 나타나고 있다. 나신평은 “일반적으로 자산규모가 클수록 대기업 및 우량기업 비중이 높고, ESG경영에 대한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자산규모에 비례해 ESG 경영 성과가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액이 클수록 ESG 높은 등급에 분포되어 있는 기업들 비중이 높으며, 평균적인 통합점수도 높게 산출됐다. 매출 규모 5조원 이상 기업들의 통합 등급 A등급 이상 비중은 약 90%에 이르며, 1~5조원은 59%, 1조원 미만은 33%로 나타나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클수록 시장지위 및 이익창출력이 높아, ESG 경영활동에 대한 여력과 관심이 높을 수 있어, 매출에 비례해 ESG 경영성과가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흑자나 적자의 경우 뚜렷한 경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상장 여부에 따른 ESG 통합 등급 분포를 살펴보면 상장 기업집단 내 통합등급 A등급 이상 비중이 비상장 기업집단 대비 더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비상장 기업집단 내에서는 통합등급 C, D등급의 비중이 상장사 보다 더 높았다. 이는 상장사의 경우 이해관계자들의 ESG 경영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정보공개 요구 수준도 높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ESG 경영 성과를 더욱 고려하는 측면이 있고, 외부에 공개하는 ESG 관련 정보량도 더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그룹별 기업 ESG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분석대상 대체로 우수한 통합점수를 획득했지만 기업집단이 영위하는 주요 업종 및 그룹 ESG 경영 의지 수준 등에 따라 통합점수 결과는 차이를 나타냈다.
이번 평가에서는 주요 기업집단 중 현대자동차, CJ, SK그룹이 가장 우수한 통합점수를 획득했다. SK그룹의 경우 그룹 전반적으로 ESG 경영체제가 전략적으로 구축되어 있고, ESG 경영의지 및 수행 실적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철강 관련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사의 환경성과가 우수한 가운데, 투명한 정보공개에 기반해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함에 따라 ESG 통합점수에서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