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 및 효율향상이 답이다 ①
한국 에너지소비량, 세계평균보다 3배 많아
에너지자립도 18% 불과하지만 에너지소비는 증가세 … 에너지안보 취약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량이 세계 평균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절약과 효율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1억8000만toe(2021년 기준)로, 집계 가능한 148개국 중 10번째로 많다. 148개국 평균 에너비소비량 6000만toe의 3배 수준이다.
2000년 대비 2021년 최종에너지 소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연평균 1.72% 증가했다. 미국 –0.02%, 독일 -0.14%, 일본 –1.08%, 영국 –1.10% 등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0.06%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 94.8% = 우리나라의 에너지원별 최종에너지 소비 비중은 석유가 53.6%로 가장 많다. 이어 전기 25.4%, 천연가스 12.0%, 석탄 3.9%, 열 3.0%, 신재생에너지 2.1% 순이다. 미국은 석유 47.1%, 신재생 5.5%다. 독일 영국 일본도 석유비중은 한국보다 낮고, 신재생 비중은 한국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석유비중이 높은 것은 석유화학의 원료로 활용되는 납사 사용량이 많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에너지원단위는 0.125toe/천달러를 기록, 독일(0.064toe), 일본(0.074toe), OECD(0.085toe), 미국(0.102toe) 보다 효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원단위는 일정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숫자가 낮을수록 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에너지자립도가 낮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 외부요인에 의해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이 높다. 에너지자립도는 1차에너지 공급량 대비 국내생산 비중을 나타낸다.
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도는 0.18(총 공급량 대비 국내 생산비중 18%)을 기록, 세계 148개국 중 138위에 이름을 올렸다. 에너지 수입의존도도 94.8%에 달해 에너지 안보에 취약한 구조다. 주요국의 에너지자립도는 미국 1.04, OECD 0.85, 영국 0.62, 독일 0.35 등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러한 에너지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에너지 수요관리 및 효율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소비 산업부문이 61% 차지 = 우리나라의 부문별 에너지소비 비중은 제조업 등 산업부문이 60.8%(1억2616만toe)로 가장 많다. 건물과 수송부문은 각각 22.2%, 17.0%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의 에너지소비 비중은 우리나라가 52.4%로, 일본 38.9%, 독일 33.9%, 미국 24.1%보다 높다. 미국과 영국은 건물·수송부문 에너지소비 비중이 각각 70.4%, 75.5%에 달해 우리나라와 대조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국가로 주요 국가들과 달리 경제성장에 따라 에너지 소비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부문 에너지소비의 특징 중 하나는 소비량 상위 30개 기업 비중이 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업은 포스코로 2022년 기준 포항, 광양 2개 사업장에서 총 1686만toe를 사용했다.
포스코를 포함해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20만toe 이상인 상위 30개 기업(39개 사업장)의 에너지 소비량을 합치면 산업부문 전체 소비량의 약 62%를 차지한다. 국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38%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부 업종별로는 화학 및 석유화학 업종이 52.9%로 가장 높고, 이어 철강(20.7%) 기계류(8.1%) 비금속광물(4.1%) 순이다.
◆냉·온수기는 ‘전기먹는 하마’ = 사무실(업무시설)에서는 1㎥당 연간 144kWh의 에너지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4급 이하 공무원의 1인당 사무실 면적 규정이 7~17㎡을 고려해 1인당 12㎡의 사무실 면적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10인이 근무하는 사무실(120㎡)은 연간 17.3MWh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전기 사용량만 계산하면 연간 7.4MWh로 매월 619.2kWh을 사용하는 셈이다.
사무실의 에너지원별 소비를 살펴보면 냉·난방 환기 사무기기 등 다방면에 사용되는 전기 비중이 43%로 가장 크고, 열 34% 도시가스 19% 석유 4% 순이다.
전기 사용기기 중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기기가 냉·온수기다. 사무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5등급 저장식 냉온수기 모델의 경우 월 평균 소비전력량이 41.2kWh로 1등급 냉장고(41.1kWh) 보다 높다.
이 외에 컴퓨터(16.8kWh) 모니터(24인치 기준 3.1kWh) 복사기(14.6kWh) 프린터(7.4kWh) 등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저장식 냉온수기에 타이머 콘센트를 설치해 업무시간 이외 시간에 전원을 차단하면 24시간 가동한 냉온수기 대비 약 55%의 전력 소비량 절감 효과(1주일 9.2→4.1kWh)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 필터 청소하기(에어컨 1대당 2.73kWh/월 절약), 점심시간 조명 소등(조명 1개당 한달 1.5kWh), 컴퓨터 절전모드 기능 설정(컴퓨터 1대당 한달 0.63kWh) 등도 에너지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단위설명 toe(tonne of oil equivalent, 석유환산톤) : 여러 에너지원의 발열량을 석유 1톤의 발열량으로 환산한 단위다. 우리나라 가구당 연 전기 소비량을 toe로 환산시 약 1.0toe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산업통상자원부·내일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