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 탈당·내각 총사퇴 논의
4일 비공개 최고위 … 의총에서 결론낼 듯 한동훈 “국방장관 등 엄중한 책임 물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당 지도부는 4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과 내각 총사퇴를 논의했다. 최고위에 이어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를 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친한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한 대표와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탈당과 내각 총사퇴가 필요하다는 데 대강의 의견을 모았는데, 의원총회에서 친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이 성사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윤 대통령은 이 참담한 상황에 대해 직접 소상히 설명하고, 계엄을 건의한 국방부장관을 즉각 해임하는 등 책임 있는 모든 관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각 총사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한 대표는 “오늘의 참담한 상황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제적·외교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권여당으로서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전날 이뤄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막기 위해 밤새 주도적으로 나섰다. 한 대표는 3일 밤늦게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가 난 직후부터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며 친한의원들을 이끌고 저지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는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며 친한의원들의 찬성표를 독려했다.
한 대표는 계엄군이 국회 본관에 진입하던 자정 무렵 이뤄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는 계엄 선포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자신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고 확인한 것이다. 한 대표는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헌법질서를 무시하는 위헌적이고 위법한 계엄 선포다.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바로잡고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계엄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 대표는 ‘한 대표도 위험에 처할 상황이 벌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사회자의 걱정에 “당연히 감수해야 될 것이고, 정치인은 당연히 그런 일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저희는 반드시 위헌, 위법한 계엄령 선포, 그것을 짧은 시간 내에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계엄 시도를 강력히 저지하는데 앞장서면서 윤-한 갈등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 대표가 지난 10월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차별화에 속도조절을 하는 흐름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계엄 사태로 인해 윤-한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