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윈터스쿨을 계획하는 학부모가 놓치는 한 가지
겨울방학은 그야말로 다음 학년으로 넘어가기 위한 일종의 준비단계이다. 아무래도 1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다짐하려하다 보니, 나의 결심도 바뀔 겸사겸사 윈터스쿨을 찾아 나선다. 아이와 이것저것 상의하며 혹은 아이가 하고 싶다기에 윈터스쿨을 보낸다. 윈터스쿨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서실을 보내자니, 관리가 잘될까 우려되고, 스터디카페를 보내자니 과연 괜찮을까 걱정이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오래 앉아서 아이가 공부하길 바란다고 하지만, 이런 물음이 시작되는 날에는 어쩐지 입 안이 쓰다. 심지어 그 후 아이가 공부라면 학을 떼려고 한다면? 부모로서 욕심만 앞섰나 후회가 된다.
강제로 시킬 수 있는 게 있고 아무리 강제해도 안 되는 게 있다. 아이를 붙들어 앉히는 것은 강제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공부는 학생의 몫이다. 왜 아이들은 공부하기 싫어할까?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생각해 보자. 열심히 게임을 하면 레벨 업 알림이 뜬다. 게임 한 판이면 즉시 승리를 맛볼 수 있다.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성취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력해도 성과가 없으니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성취’의 개념을 바꿀 때 아이가 비로소 공부한다. 아이가 정말로 공부에 욕심이 없을까? 공부에 욕심이 없다던 학생들도 성적이 오르면 욕심을 낸다. 스스로 앉아 공부를 하고 질문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아온다. 성취감을 느끼면 공부는 스스로 하게 되어 있다. 같은 2시간이라도 억지로 하는 아이는 시간 때우기에 급급하다. 당연히 성적은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성취감을 느껴본 아이는 주어진 시간을 100% 활용하고 과제까지 요구한다. 40점이던 아이가 80점이 되고 90점, 100점이 된다. 진짜로 아이가 공부하길 바란다면 ‘공부를 하게 만드는’ 윈터스쿨을 찾아야 한다. 성취감을 느끼도록 작은 과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점진적으로 공부량을 늘리면서 학습 의욕을 유지시켜야 한다. 충분한 의욕이 있는 학생이라면 아이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학생에 맞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자율적인 윈터스쿨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관리 잘하는’ 윈터스쿨만 찾았다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강제로 잘 앉혀두는 윈터스쿨이 능사가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내 아이를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윈터스쿨이 필요하다.
이룸공감 학원 최아현 국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