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악화…3분기 성장률 0.1%

2024-12-05 13:00:46 게재

건설투자, 전년대비 -5.7% 최악

수출도 -0.2%, 소비는 0.5% 늘어

물가상승률 둔화, 명목GDP 후퇴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악화 등이 각종 건물의 건설투자를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도 침체인 가운데 민간소비는 소폭 늘었다.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이 떨어져 명목 국내총생산(GDP)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GDP는 전분기 대비 0.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말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올해 1분기 깜짝 성장(1.3%)에 이어 2분기(-0.2%) 역성장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간소비는 속보치와 같은 0.5% 성장했지만, 수출은 0.2% 줄었다. 다만 속보치(-0.4%)에 비해 0.2%p 개선됐다. 한은은 3분기 수출이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1.6% 증가했다.

설비투자(6.5%)는 비교적 큰폭으로 개선됐지만, 1분기(-2.0%)와 2분기(-1.2%) 역성장의 기저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문제는 건설투자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3.6%로 속보치(-2.8%)보다 0.8%p 감소폭이 커졌다. 건설투자는 2분기(-1.7%)에도 후퇴하는 등 2분기 연속 역성장을 보였고,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도 5.7% 감소해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측면에서도 건설업은 2분기(-0.6%)에 이어 3분기(-1.4%)에도 마이너스를 보였다.

3분기 실질GDP 성장률에 대한 지출측면의 기여도를 보면, 설비투자(0.6%p)와 민간소비(0.3%p)가 기여한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은 -0.8%p를 보여 성장률을 대부분 까먹었다. 기여도는 민간부문(-0.4%p)보다 정부부문(0.4%p)의 기여가 컸다.

한편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각종 물가지수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명목GDP는 감소했다. 지난 3분기 명목GDP는 633조원으로 2분기(638조3000억원) 대비 0.83% 감소했다. 명목GDP 규모로는 올해 1분기(632조1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후퇴한 셈이다. 명목GDP가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0.5%)이후 2년 만이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한 명목GDP에 국외에서 들어온 순수취요소소득(9조원)을 더한 명목 총국민소득(GNI)은 642조원으로 전분기(645조5000억원)에 비해 0.5% 감소에 그쳤다. 명목GNI가 감소한 것도 2022년 3분기(-0.6%) 이후 2년 만이다. 명목GDP가 감소한 데는 3분기 이후 물가가 안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GDP디플레이터는 지난해 동기 대비 3.5% 상승해 2분기(4.8%)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7월(2.6%)과 8월(2.0%), 9월(1.6%) 석달 연속 빠르게 둔화했다. 이 기간 국제유가 가격이 내려가는 등 수입물가 등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1.3%)과 11월(1.5%)에도 1%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GDP디플레이터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수출입물가 등을 반영한 종합적 물가지수로 실질GDP와 명목GDP 성장세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민소득과 국내총생산 등 거시경제를 분석하는 데서 일반적으로 성장의 추세를 반영하는 실질GDP를 중시한다. 하지만 명목GDP도 총생산량에 물가를 반영해 경제의 규모를 반영하는 지표로, 국가나 가계의 부채 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 등의 기초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조세수입 등과 직결되기 때문에 거시경제 운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표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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