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회생기업의 지속성장 방안
10월 23일 대법원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9월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1213건) 대비 19% 증가한 1444건이다. 법인 회생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816건) 대비 9% 증가한 879건이었다. 같은 기간 역대 최고치로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심각한 위기상황임을 보여준다.
회생기업 경영안정 위한 금융지원 확대해야
인천의 A사는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하고 국내에서 가공해 대기업에 판매하는 회사다. 2022년 9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14개월이 지난 11월 법원은 회생계획인가 후 회생채권인 조세채권 중 일부에 대한 변제의무를 조기에 이행해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시작했다. 채무자에게 회생계획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해 간이회생절차를 종결하기로 결정해 다시 독자경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회생인가 또는 결정을 받은 기업에 불리한 여러가지 여건 중 하나는 신용이 좋지 않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이나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A사는 회생종결과 동시에 기존 거래처로부터의 매출이 2~3배로 확대되어 성장기업의 모습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매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 납기를 100% 맞추지 못하고 있다. A사는 지인의 지인에게 고금리로 차입, 원부자재를 수입해 겨우 납기를 맞추고 있다. 이처럼 지인찬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은 그나마 행운이다.
지인찬스가 없었다면 14개월 동안 법원의 통제를 받으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법적 재무적 위험을 줄였지만 종국에는 1~2년 후에는 원부자재 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에 이르는 변수가 생겼을 것이다. 2015~2019년까지 기업회생 관련 통계를 보면 기업회생 인가결정을 받고도 인가 후 폐지 기업이 상당하다. 5년간 회생신청 기업수는 4722개사다. 이중 인가결정기업은 1809개다. 인가후 폐지기업은 487개에 이른다.
회생인가 기업은 기술력과 시장성이 우수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법적 재무적 리스크에서 벗어나 향후 기업경영에 문제가 없다고 법원에서 판단한 기업이다. 그러나 기업의 신용이 좋지 않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및 투자가 막혀 원부자재 및 운영경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필자는 회생기업이 지속경영과 고용유지를 할 수 있도록 회생기업의 재기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생기업자금대여(DIP) 대출 및 투자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DIP는 인가기업 및 졸업기업을 대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금(1억~3억원)이다. 많은 기업들이 1~2년 이후 마중물의 도움으로 자체 유동성이 발생해 DIP 도움이 없이도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개인투자조합 증권사 은행권 참여로 성장 마중물 돼야
이를 지원하기 위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몇몇 지자체는 DIP금융을 통해 금융지원을 하고 있지만 자금 여력이 없어 매출 50억~70억원 이하의 기업에게 DIP가 지원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대안으로 개인투자조합 크라우드펀딩 증권사가 DIP금융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개인투자조합 크라우드펀딩 증권사가 DIP금융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회생기업을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 한 예로 개인투자조합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회생기업에 투자해 비록 실패의 경험이 있지만 기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1년간 3000만원 투자로 100%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최고의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한국경제의 튼튼한 기반은 실력있는 중소기업들이 일시적 위기를 안정적으로 벗어날 수 있어야 마련된다고 생각한다. 회계법인 개인투자조합 증권사 등이 DIP대출과 투자에 참여해 많은 회생기업이 성공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