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선포 후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 13%
모든 연령·지역에서 부정평가 앞서
민주당-국민의힘 지지 격차 벌어져
한국갤럽 “박근혜 사과 전후 같아”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처음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조사에서 임기 시작 이후 최저치인 16%까지 추락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만 따지면 13%로 더 낮아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한 이후의 지지율 추락과 비슷한 모양새다.
6일 한국갤럽은 이달 3~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16%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정운영 부정여론은 75%로 이 또한 임기 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수치다.(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보수의 아성인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61%에 달했다.(긍정평가 21%) 연령대별로 봐도 전통적 강력 지지층인 60대와 70세 이상에서 61%, 47%의 부정평가가 나왔다. 30%, 38%인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비상계엄 사태를 겪은 이후인 이달 4일과 5일만 떼어서 보면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13%로 떨어지고 부정여론도 80%로 치솟았다.
한국갤럽은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고,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진보층 등에서는 그 비율이 90%를 웃돌았다”며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각각 40%대로 엇비슷하게 갈렸다”고 설명했다.
갤럽은 또 “이번 조사 기간에는 45년 만의 계엄령 선포라는 사건이 있었다”며 “매우 큰 충격과 후폭풍이 뒤따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 전후 국정지지도에 대한 뚜렷한 차이를 제시하며 “국정농단 사태 초기인 2016년 10월 넷째 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전후 양상과 흡사하다”고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사과 전엔 23%였으나 사과 후엔 14%로 추락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7%로 국민의힘(27%)을 오차범위 바깥으로 밀어내며 앞서갔다. 현 정부 출범 이래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대비 최대 격차 우위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비상계엄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38%, 국민의힘 지지율이 19%였다. 무당층은 34%에 달했다.
정당별 호감도 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호감도가 44%로 지난 8월에 비해 5%p 올랐고 국민의힘은 25%로 7%p 낮아졌다.
한편 ‘장래 대통령감’을 자유응답형식으로 물어본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9%)가 가장 앞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11%),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4%),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각각 3%),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2%) 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