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표결 D-1…윤 대통령, 한동훈 면담→국회방문설→“담화 없다”

2024-12-06 19:28:09 게재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막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실상 탄핵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긴급 회동을 갖는가 하면, 국회 방문설까지 도는 등 한때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결국엔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하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긴급의원총회 참석하는 추경호 원내대표

긴급의원총회 참석하는 추경호 원내대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4일 해제 선언 이후 윤 대통령은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간 바 있다.

이날 오전 한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밝히자 윤 대통령은 갑자기 바빠졌다. 한 대표와 긴급 회동을 한 것이다. 한 대표의 ‘변심’ 후 6선의 조경태 의원이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조건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자 당혹스러워하는 기류가 읽혔다.

두 사람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한 대표는 회동 후 국회로 돌아와 소속 의원들에게 “윤 대통령이 현재로선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대통령으로부터 판단을 뒤집힐 만한 말은 못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 필요성의 근거로 윤 대통령이 유력 정치인 체포 등을 지시한 사실, 체포 정치인을 수감하려 했던 정황 등을 들었는데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뜻이다.

윤-한 회동 후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국회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이 돌았다. ‘마라톤’ 의원총회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접 만나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국회 방문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때 대통령 국회 방문설이 돌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의 국회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본청에 모여 스크럼을 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한편, 국민의힘은 6일 오전 11시 의원총회를 시작해 오후 7시 현재까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의원총회에선 탄핵보다는 임기 단축 개헌 등 ‘질서 있는 퇴진’ 주장과 함께 일부 탄핵 찬성 목소리도 혼재되어 나오고 있다.

한 대표의 탄핵 찬성 선회 후 여당 내 친윤계 의원들은 물론 중진을 중심으로 ‘탄핵불가론’ 입장이 터져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와 우리 후손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탄핵에 동참할 수 없다”고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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