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표결 D-1…윤 대통령, 한동훈 면담→국회방문설→“담화 없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막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실상 탄핵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긴급 회동을 갖는가 하면, 국회 방문설까지 도는 등 한때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결국엔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하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4일 해제 선언 이후 윤 대통령은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간 바 있다.
이날 오전 한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밝히자 윤 대통령은 갑자기 바빠졌다. 한 대표와 긴급 회동을 한 것이다. 한 대표의 ‘변심’ 후 6선의 조경태 의원이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조건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자 당혹스러워하는 기류가 읽혔다.
두 사람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한 대표는 회동 후 국회로 돌아와 소속 의원들에게 “윤 대통령이 현재로선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대통령으로부터 판단을 뒤집힐 만한 말은 못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 필요성의 근거로 윤 대통령이 유력 정치인 체포 등을 지시한 사실, 체포 정치인을 수감하려 했던 정황 등을 들었는데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뜻이다.
윤-한 회동 후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국회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이 돌았다. ‘마라톤’ 의원총회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접 만나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국회 방문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때 대통령 국회 방문설이 돌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의 국회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본청에 모여 스크럼을 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한편, 국민의힘은 6일 오전 11시 의원총회를 시작해 오후 7시 현재까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의원총회에선 탄핵보다는 임기 단축 개헌 등 ‘질서 있는 퇴진’ 주장과 함께 일부 탄핵 찬성 목소리도 혼재되어 나오고 있다.
한 대표의 탄핵 찬성 선회 후 여당 내 친윤계 의원들은 물론 중진을 중심으로 ‘탄핵불가론’ 입장이 터져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와 우리 후손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탄핵에 동참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