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계엄을 함께 모의했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 탄핵소추 대상이 된 이 장관은 이날 임기 중 두 번째 탄핵소추를 당하는 국무위원이 될 처지에 놓였다.

7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국회 의안과에 이 장관 탄핵안을 제출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안을 이날 오후 5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의결을 위해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장관 탄핵안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국회 안팎의 해석이다. 민주당이 이 장관을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의 위헌적인 계엄 선포의 공범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될 경우 전개될 한덕수 국무총리 대행체제에서 이 장관에게 행안부 장관 직무 수행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윤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탄핵안 재추진과 함께 이 장관을 윤 대통령의 내란죄 공범으로 고발해 수사를 촉구할 계획인 만큼 탄핵안 가결을 통해 장관 직무를 정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위원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뒤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만약 7일 본회의 때 보고된다면 늦어도 11일 오후에는 탄핵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10일 본회의 가결이 유력하다. 국무위원 탄핵안은 대통령 탄핵과 달리 국회 재적의원 1/3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이 장관은 헌정 사상 최초로 임기 중 두 번의 탄핵소추를 당하는 국무위원으로 기록된다. 앞서 이태원참사 부실대응 책임을 물어 21대 국회에 제출된 이 장관 탄핵안은 지난해 2월 8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어 같은 해 7월 헌법재판소가 이 장관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면서 이 장관은 직무에 복귀했다.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은 75년 헌정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