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탄핵 정국 금융시장 불안 확산…미 소비자물가 주목
미 AI 업체 실적 및 ECB 통화정책
중 내년 성장률·경기부양 힌트 나오나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대외 이슈보다는 지난 4일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종속되면서 변동성이 높아지는 취약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와 오라클, 어도비 등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실적 발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내년 성장률과 경기부양책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미 11월 CPI·PPI 추가 반등 예상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지수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CPI 헤드라인 지수는 9월 전년 동월 대비 2.4%에서 10월 2.6%로 7개월 만에 반등한 후 이번에도 2.7% 내외로 소폭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근원 CPI는 지난 9월과 10월 3.3%로 그간의 둔화세가 멈춘 후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12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지난 8월 전년 동월대비 1.7%에서 9월 1.8%로 상승하면서 오름세로 전환된 후 10월 2.4%로 큰 폭 반등해 이번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전월대비로도 10월 0.2%에서 0.3% 내외로 2개월 연속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지난 8월 전년 동월대비 2.4%에서 9월 2.8%, 10월 3.1%로 비교적 큰 폭 반등하고 있어 이번 수치가 주목된다.
11월 FOMC 이후 연준의 인플레이션 판단이 보수적으로 변하는 등 인플레이션 통제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CPI가 컨센서스 대비 0.1%p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나올 경우, 최근 수개월 간 CPI 이벤트 때보다 주가의 부정적인 민감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실적 가이던스 = 이번 주에는 오라클, 어도비 등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실적 발표도 잇따른다. 여전히 미국 증시에서는 AI가 주도 테마로 자리잡고 있다. AI 하드웨어에서 AI 소프트웨어로 주도권 이동이라는 내러티브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실적 및 가이던스 발표 이후 해당 내러티브가 힘을 얻을 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 쇼핑시즌도 주목된다. 미국 전미소매협회(NRF)는 미국 추수감사절 주간(11/28~12/2) 쇼핑에 나선 소비자들의 수가 1억9700만명으로 추산. 당초 예측치(1억8340만명)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쇼핑객들의 평균 지출액도 235달러를 기록해 전년도 227달러보다 8달러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견조한 소비심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연말 소비가 당초 예상보다 강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 개최 = 중국에서는 11일과 12일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한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2025년 경제 운용 방향의 밑그림을 그리는 회의로 성장률과 재정 적자율, 인플레이션율 등 경제지표 목표치도 결정된다.
통상 다음 해 3월 양회까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으나 성명을 통해 성장률 목표 및 경기부양책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중국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부양책 규모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9일에는 중국의 11월 CPI가 발표된다. 지난 10월 전년 동월대비 0.3%로 2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이번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11월 PPI는 전월 -2.9%로 3개월 연속 낙폭을 확대했으나 이번 축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탄핵 불발에 개인 투매 지속 = 9일 오전 코스피는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2380선으로 밀렸다. 코스닥 또한 전거래일대비 3.3% 급락하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매현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상황이) 정치적 해결, 수습 국면으로 들어간 것이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적 이슈, 이벤트, 뉴스 등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달러환율은 장초반 급등하며 1430원을 찍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장보다 6.8원 상승한 1426원에 개장한 직후 1430.0원을 찍은 뒤 9시 50분 현재 1429.5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 비상계엄에 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는 경제에 최대 악재로 꼽힌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