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2025년 K편의점
온오프·해외사업 확대 속 공적역할 강화
우량점포 앞세워 영토확장
“불확실성·무한경쟁 극복”
내년 편의점업계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법 비상계엄 사태에 탄핵정국으로 당장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영업환경이지만 멀리보면 유통업계 중 가장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이란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일 열린 '2025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도 내년 편의점업계는 부정적인 영업환경 속에서도 ‘선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정적 요인은 많지만 그 요인들이 되레 편의점 장점을 살리는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신규점포 출점이 둔화하고 편의점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1만30원)을 돌파한 점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경기상황이 부정적일수록 근거리에서 필요에 따른 소량구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른 전문소매업과 서비스업 매출을 편의점이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 선두 CU가 을사년 뱀 해를 맞아 편의점산업 핵심 키워드(열쇳말)를 스무스(SMOOTH)로 정한것으로 나타났다.
스무스(SMOOTH)는△우량 점포 개발과 육성(Superior) △상품·서비스 차별화(Mega-hit) △고객 경험 최적화(Optimization) △해외사업 확대(Outreach) △온·오프라인 전환(Transition) △공적 역할 강화(Hub) 등 영문 앞 글자를 따온 합성어다.
압축하면 온오프사업은 물론 해외사업 확대 속에 공적역할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CU 전략이지만 편의점업계 전체 생존전략과 다르지 않다.
CU는 우선 우량 점포개발과 육성을 위해 치밀한 상권 분석으로 고매출, 고수익 점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점포 수익성 높이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권별 맞춤전략을 제시하고 디지털·IT(정보통신) 등 최첨단기술을 활용해 점포운영 효율화에 나선다.
CU 관계자는 “기존점 매출확대와 신규점 안정적 출점을 통해 3분기까지 매출액 6조4151억원, 영업이익 1852억원을 올렸다”면서 “올해 점포수도 예년과 유사하게 증가하고 있어 2025년 1만9000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모두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CU는 또 유통업계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신수요를 창출하고 고객층을 넓힌다는 방침이다.‘생과일 하이볼 시리즈’ ‘두바이 초콜릿 시리즈’ ‘밤 티라미수 컵’ 등 올해 선보인 신상품들이 그렇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을 단순히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는 채널에서 벗어나 고객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는 공간 역할까지 강화하며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발걸음까지 이끌었다”면서 “국내 편의점산업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CU는 라면, 스낵(과자), 음악 라이브러리(도서관) 등 신개념 점포를 선보이며 외국인 관광객도 새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공원 에버랜드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에 체험형 플래그십스토어(선도매장)을 열기도 했다. 해외사업은 서두르지 않고 단단하게 넓혀 나간다. 갯수 뿐 아니라 질적(수익) 성장도 꾀한다. 2018년 몽골, 2021년 말레이시아, 올해 카자흐스탄에 1호점을 열었다. 글로벌 600호점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CU 몽골 협력사인 ‘프리미엄 넥서스’는 업계 첫 흑자를 냈다. 글로벌편의점업계 표준모델로 자리잡는 게 CU 목표중 하나다.
CU는 공적기능 강화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높은 접근성에 기반해 공적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CU 관계자는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종이 빨대 사용을 꾸준히 유지하는 등 편의점 업계 친환경 문화 확산에 앞장서왔다”면서 “분해 성능이 우수한 PHA 코팅 기술 적용 상품도 선보였고 자체브랜드(PB) 상품에 무라벨 혹은 녹색인증마크를 받은 패키지를 적용하는 등 생활 속 친환경소비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 실종·학대 예방 신고 시스템 ‘아이CU’를 운영하면서 180명 아동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냈다. 행정안전부 등과 함께하는 긴급 구호 활동도 90건 이상 펼치며 공적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핸 장애인편의점을 업계 최초로 열었을 정도다.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이며 제도적인 장벽을 허물자는 배리어 프리(Barrior-Free)까지 실행하고 있다. 내년엔 이런 공적역할에 힘을 주는 게 CU 핵심전략 중 하나인 셈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