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12.3 내란사태 '직격탄'
정치혼란 지속 시장기능 마비
철근 가격 급락·출하량 최악
철스크랩 수입은 사상 최저
경기침체에 이어 12.3 내란사태로 국내 철강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철근가격이 최근 1~2주일 사이에 급락하고, 올해 철스크랩 수입량은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1일 한국철강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근 국내산 유통가격(톤당)은 지난달 22일 71만원에서 29일 70만5000원, 12월 6일 68만원으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중국산 철근 유통가격도 68만5000원, 68만원, 66만원으로 급락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란사태 이후 시장이 하향판매 분위기로 쏠리면서 유통가격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며 “이미 거래가 중단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제강사에 따라 철근 가동률이 30%까지 떨어지고, 출하량이 크게 줄면서 수입산 재고도 늘어나고 있다. 6일 기준 수입산 철근 재고는 전주보다 약 7000톤 증가한 8만2900톤에 이른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상당기간 수입물량 계약은 저조할 전망이다.
올해 철근 내수판매는 사상 최저치에 그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성수기인 10월 철근 내수 출하량은 61만6300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7% 줄었다. 1~10월 누계 출하량은 632만9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7.0% 감소했다.
올해 월별 출하량 최고치는 6월 70만5000톤이고, 월 평균 출하량은 약 63만톤이다. 지금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연간 출하량은 약 760만톤으로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 철스크랩 수입량도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11월 철스크랩 수입량은 총 200만32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43.6% 급감했다.
줄어든 물량이 155만톤 규모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총 수입량은 220만톤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수입국인 일본산은 143만톤으로 43.3% 감소했고, 러시아(23만톤)와 미국(11만톤)으로부터의 수입은 각각 26.3%, 70.1% 빠졌다. 최대 수요처인 제강사들이 수요부진 여파로 대규모 감산을 실시하면서 철스크랩 사용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철스크랩 수입 평균가격은 톤당 532달러로 10.1% 뛰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혼란 상태가 시장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제강사들은 이렇다 할 방어전략도 마련하지 못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