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직후 영화 ‘서울의 봄’ 역주행
계엄 후 IPTV 시청수 1천% 급증
넷플릭스에선 닷새 연속 1위 차지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영화 비상계엄령 상황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IPTV로 본 시청자가 1000% 이상 급증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온라인상영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지난 4일 하루 동안 SK Btv, LG U플러스 tv, 지니 TV 등 IPTV에서 총 1150건의 시청 수를 기록했다.
이는 97건을 기록한 지난 3일과 비교해 1085% 증가한 수치다.
일간 박스오피스 순위 역시 3일 23위에서 4일에는 3위로 상승했다.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른 다른 작품들은 ‘베테랑 2’ ‘아마존 활명수’ ‘대도시의 사랑법’ ‘보통의 가족’ 등 최신작들이다. 개봉 1년이 넘은 ‘서울의 봄’이 최상위권으로 다시 진입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서울의 봄’은 이후에도 5일 1000건, 6일 1393건, 7일 1892건으로 시청 수가 증가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연속 ‘톱 10’ 영화 차트 정상을 지켰다. 넷플릭스에서도 ‘파일럿’ ‘탈주’ ‘한국이 싫어서’ 등 최신작을 제쳤다.
‘서울의 봄’의 역주행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령을 내렸다가 국회 결의에 따라 이튿날 해제한 사태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 서울의 봄은 권력을 잡기 위해 군인들을 동원해 반란을 일으킨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를 막으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이 대결한 긴박한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1300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최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개봉 당시 20~30대 관객 사이에서는 관람 도중 심박수가 올라가는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분노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번 사태가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시글과 패러디 포스터, 각종 밈이 잇따라 올라왔다. 극장 재개봉과 텔레비전 방영 요청도 이어졌다.
한편 민주주의 현대사를 담은 영화들도 역주행하고 있다. 5.18 광주 항쟁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는 9일 기준 티빙 6위, 쿠팡플레이 4위, 웨이브 5위, 왓챠 1위 등을 기록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은 9일 티빙 인기 순위 11위에 올랐다. 1980년 5월 전국으로 계엄령이 확대된 시기를 광주 배경으로 담은 웨이브 독점 공개작 ‘오월의 청춘’은 시청시간이 347% 상승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