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 집회‘2030’이 주도,‘3040’ 가세
“기존의 딱딱한 집회·시위 뛰어 넘어”
8090년대생 국민의힘 의원 8명 행로는?
10~30대 청년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를 ‘축제’로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안에서는 소신 투표에 국민의힘 3040세대 국회의원들이 참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로 예정된 2차 탄핵안 표결에서도 이들이 전면에 나서 탄핵안을 통과시킬지 주목된다.
국회 앞 시위 현장에 있었던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11일 “MZ세대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집회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기존의 딱딱한 정치적 집회시위를 뛰어넘었다”고 했다.
‘86세대’의 끝자락인 ‘1970년생’인 채 의원은 “젊은층이 주도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집회는 K-POP의 민주주의 2.0버전이랄까”라며 “K팝 응원봉이 촛불을 대체하고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이 됐고 집회 현장에서는 지드래곤 에스파의 음악부터 민중가요 대중가요까지 흘러나왔다. 세대를 통합하는 차세대 민주주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첫 탄핵안 표결 때부터 국회 정문앞에서 이어진 오후 집회는 춤과 노래가 뒤섞여 축제 한마당을 방불케 했다. MZ세대의 ‘달라진 시위문화’가 기존 정치문법과 달리 움직이려는 MZ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국회에 들어와 있는 8090년대생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탄핵에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했다. 1982년생인 그는 “큰 꿈과 용기를 갖고 정말 어려운 과정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젊은 사람이 권력만 좇는다는 비웃음에도, 도저히 끼워주지 않는 기성세대의 높은 장벽도 견디며 여기에 함께 왔다”고 했다.
장 의원이 꼽은 국민의힘 8090년대생은 30대와 40대 중반까지 연령으로 김용태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박준태 박충권 배현진 우재준 조지연 의원 등 9명이다.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국민의힘 찬성표 8표가 필요하다.
이들 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 위해 지난 4일 본회의장에 나타난 사람은 김상욱 김용태 김재섭 우재준 등 4명이었다.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20%를 넘는 규모다. 1차 탄핵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3명 중 2명은 8090년대생이다.
전날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내란 행위 상설특검 요구안)에 찬성한 23명 중 8090년대생은 김용태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배현진 우재준 등 6명이었다. 이들은 상설특검에 의해 윤 대통령 내란 행위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윤석열 대통령 포함 내란범죄혐의자 신속체포요구결의안’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 4명에는 김상욱 김예지 의원이 들어갔고 김용태 김재섭 의원은 기권한 3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청년 정치인으로 제도권에 들어온 정치인들이 청년들과 공감하면서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치적인 행위를 보여줘야 한다”며 “청년 정치인들이라면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어떤 당론이나 대세에 휘둘리지 말고 청년다운 소신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주력 세대도 결국 청년들”이라며 “청년 세대 정치인들이 역사적 사명감과 소명감을 가지고 이번 탄핵 사태에도 임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