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 공격
러 “모두 무력화” 보복 천명
일각 ‘나토기지 타격’ 우려
우크라이나군이 11일 러시아 남부 도시 타간로크 근처의 군 비행장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테큼스(ATACMS) 6발을 발사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미사일 중 2발은 격추됐고, 나머지 4발은 전자전 조치의 영향을 받아 경로를 이탈했다고 국방부는 성명에서 덧붙였다. 이 공격으로 비행장은 경미한 피해를 입었고, 두 개의 행정 건물과 여러 대의 차량이 파편에 맞았다고 러시아 언론알티(RT)가 전했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으로 불특정 다수의 군인이 ‘떨어지는 미사일 파편’에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이며 공격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의 장거리 무기에 의한 이번 공격은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11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에이테큼스를 포함한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백악관은 이전에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무기 사용을 제한했으며, 이 움직임이 러시아와의 긴장고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러한 공격을 승인하는 것은 분쟁의 성격을 급격히 바꿀 것이며 나토의 직접적인 개입과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11월 말, 러시아는 신형 오레시니크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 시스템을 처음으로 사용해 우크라이나 드네프르의 유즈마쉬 군수산업공장을 타격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무기가 ‘키예프 정권’에 대한 보복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으며, 대상에는 우크라이나의 ‘의사 결정 센터’와 군사 및 산업 시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11일 러시아가 곧 또 다른 오레시니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젯밤 공격은 러시아 목표물에 대한 가시적인 타격”이라며 “러시아 영토에 있는 군사 시설과 우리 국가와 국민에 대한 침략을 위해 일하고 있는 연료 및 에너지 단지의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휴전 회담이 진전을 보이자 전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몇 주 동안 공중 공격을 강화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보복으로 나토기지에 대한 타격을 우려하기도 했다. 미 CIA 정보분석가 출신 래리 존슨은 최근 자신의 게시물에서 “러시아 참모총장 게라시모프가 11월 27일 미국 합참의장 브라운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대화에서 무슨 말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대화 이후로 러시아 영토에 더 이상 에이테큼스 등이 발사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미국에 ‘러시아 오레시니크 미사일은 경고이며 추가 공격이 발생하면 러시아가 나토 기지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로 주장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