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최고순간 아직 오지 않았다”
현대차 임직원들과 싱가포르서 타운홀미팅 … “리더의 기본은 호기심과 경청”
“우리가 함께 이루어내고 있는 혁신과 불가능한 도전을 돌파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받았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지금까지도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2일(현지시간) 혁신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HMGICS 타운홀미팅은 정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준공 1주년을 맞아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의 전환 등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는 직원들과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비전을 공유하고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혁신’ △고객경험 기반 판매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다.
정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소, 미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조언 등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소로는 동물원을 꼽았다. “공간구성이 효율적이고 사람과 동물을 깊게 배려하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며 “혁신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으로 창의성 혁신 지속가능성을 결합해 고객에게 독특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HMGICS와 유사하다”고 이유를 말했다.
미래 리더로 성장하고자 하는 직원들에게는 “리더가 갖춰야 할 역할과 덕목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호기심과 경청”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며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게 경청”이라며 “현재 소속된 여러 그룹들에서 상대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당신은 좋은 동료 가족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은 큰 인내가 필요하고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더 많은 도전과제가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는 도전을 극복하고 기대를 뛰어 넘을 수 있다”며 “여러분과 같은 인재들이 있고 ‘인류를 향한 진보’라는 비전이 있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11월 준공해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과 가까이 위치한 도심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로 HMGICS를 완공했다.
HMGICS의 가장 큰 특징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다차종 소량생산시스템을 구축, 시장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한 것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유연생산을 위해 업무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표준화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건물 전체에 5G 통신망을 구축해 실시간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도 구현했다.
HMGICS는 향후 현실공장과 가상공장이 실시간 동기화되고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체계로 지속 진화시킨다는 목표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