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투자 5년간 18배 증가…열풍 지속 전망

2024-12-13 13:00:02 게재

국내 증권사 상위 8곳, 시장점유율 90% 이상

해외주식 위탁 경쟁력에 따라 수익 격차 심화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매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최근 5년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투자 규모는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반투자자의 월 평균 미국 증시 거래대금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의 25% 수준까지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증권사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1조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위 8개사가 외화증권 수수료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해외주식 위탁 경쟁력에 따라 증권사별 수익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증시 거래대금 96% 미국 주식 = 1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일반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 규모는 2020년 1월 5조원 수준에서 2024년 11월 89조원으로 1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96%는 미국 주식투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외화주식 거래 내역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한다. 국내 일반투자자의 해외투자 현금흐름이 미국 증시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미국 주식으로 자금이동 배경으로 △기대수익과 위험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판단 △집중예탁 등을 통해 낮아진 거래비용 △증권사 경쟁과 정보채널 활성화를 통한 투자 접근성 및 편의성 개선 등을 꼽았다.

미국 주식 투자 확대는 미국 증시가 국내 증시 대비 수익위험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증권사들의 서비스 경쟁으로 투자접근성과 편의성이 제고되면서 미국 증시로의 신규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저성장 우려와 미국의 견조한 성장을 감안할 때 해외주식 투자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연구원은 “수출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주요국과의 경쟁심화, 고령화 등은 기업들의 미래 이익창출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일반투자자들이 더 높은 성장과 수익을 찾아 해외로 자금을 이동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 2기에 따른 대내외적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증시 고평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저성장 우려와 미국의 견조한 경제성장을 감안할 때 미 증시에 대한 투자수요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 토스증권 점유율 큰 폭 상승 =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 열풍으로 올해 국내 증권사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취 규모가 1조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48개 증권사 중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시장에 참여 중인 곳은 28개, 이 중 미래에셋, KB, 삼성, NH, 키움, 신한,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7개사와 토스증권 등 상위 8개사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매우 높은 집중도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증가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증가분 3770억원 중 77%를 점유율 상위 초대형사(7개사)가 가져갔다.

국내·외 위탁거래의 수익과 비용이 함께 반영된 위탁매매부문 손익으로 보면 2024년 1~9월 기준 국내 증권사 전체 실적은 2098억원 증가하였으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사(7개사)가 1999억원으로 이익증가분의 95%를 가져갔다.

반면, 자기자본 1조~4조원 대형사(9개사)는 전년 동기 대비 ‘-325억원’,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9개사)는 ‘-237억원’으로 해외주식 머니무브의 수혜가 거의 미치고 있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1차 머니무브 시기(2020-2021년)에는 해외투자 관심도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계좌개설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개인투자고객 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하던 키움증권이 기존 고객기반과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신규 유입 상당 부분을 흡수하면서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후 2021년 12월 해외주식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증권은 신생 소형사로는 드물게 수수료 기준 업계 4위를 차지했다.

신 연구원은 “토스증권의 성공은 이벤트 등을 통한 낮은 수수료 뿐만 아니라 편리한 UI(유저 인터페이스)와 토스앱을 통한 접근성, 활성화된 종목토론 커뮤니티 등을 무기로 해외주식 초기투자자를 확보하고 이들을 헤비 트레이더로 성장시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신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규모가 1조3000억원을 상회할 것을 전망하면 해외주식 위탁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 간 수익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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