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목소리가 탄핵 분위기 이끌었다
전국 곳곳 분노의 함성
국민의힘 여론에 굴복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끈 것은 사실상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였다. 표결을 거부하던 국민의힘은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거센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4일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국민 여러분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과 용기와 헌신 덕분이다”고 말했다.
2차 탄핵소추안은 기준선인 200표에서 4표를 넘긴 204표였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 12명이 탄핵 찬성에 동참했다.
국민의힘이 1차 탄핵소추안 표결처럼 당론을 빌미로 표결에 불참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표결 참석으로 선회하면서 탄핵안 가결이 성사될 수 있었다.
실제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한 밤 비상계엄에 분노한 국민들은 2016년에 이어 또 다시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처럼 표결 불성립 상황이 돼서는 안된다며 광장으로 거리로 모였다.
특히 12일 윤 대통령의 담화는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 윤 대통령은 퇴진 불가는 물론 내란 혐의에 대해 ‘광란의 칼춤’이라고 했다.
한 고등학생은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거부한 선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연일 국회 앞은 물론 전국의 주요 거리마다 윤 대통령 즉시 퇴진을 외치며 모였다.
국민의힘 내에도 균열이 생겼다. 탄핵 불가 당론을 외쳤음에도 7명의 의원들이 공개 탄핵 찬성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탄핵 표결을 앞 둔 14일 여의도 국회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탄핵 2시간 전인 오후 2시쯤 이미 국회의사당 앞 도로들에는 깃발과 팻말을 든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이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윤 대통령 퇴진과 탄핵가결을 촉구했다.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이 탄핵 촉구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퇴진 요구 함성은 한국 뿐만이 아니다.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등 해외 각지에서 교민들이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시작 전까지 의원총회를 열며 ‘참여냐 불참이냐’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결국 탄핵 반대 당론은 유지하되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했고 탄핵표결이 될 수 있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통해 “국민이 민주주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지킨 주역”이라며 “민주주의의 심장이 다시 뛰도록 심폐소생을 해주신 모든 분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