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분권’과 ‘지역경제’ 대한민국 재편의 핵심

2024-12-16 13:00:12 게재

대한민국은 지금 정파의 소용돌이 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에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사회·경제·외교 전반에 걸쳐 변화와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깊은 성찰의 순간에 놓였다.

탄핵정국에서 무너진 것은 한사람의 권력과 정치 세력의 기세만이 아니다. 그 붕괴는 오랫동안 쌓여온 불신과 분열, 비합리적 중앙집중 구조, 그리고 기득권에 안주하던 관행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거대한 균열의 순간이기도 하다.

통합 대구경북 지원 약속 차질빚을지 우려

이 위기 상황은 ‘어떻게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치·행정체계를 구축할 것인가’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그 해답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온당하게 분산하고, 지역사회가 스스로 특성과 자원을 활용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데서 찾아야 한다. 지방의 발전과 성숙한 분권이 곧 국가 전체 위기상황을 더 탄력적이고 회복력 있는 구조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은 지역 상생과 균형 발전의 상징이다. 대구와 경북이 힘을 모아 발전 기반 구축의 효율성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시너지를 창출해 가는 강력한 경제·사회적 전략이기도 하다.

광역 단위에서의 효율적인 자원배분과 과감한 투자, 대규모 발전계획을 추진할 행정, 재정적 역량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는 진화된 지방자치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사업에는 수도권 중심의 투자 편중을 완화하고, 중·남부권 물류·여객 복합공항 조성을 통해 지방의 지속가능한 경제, 산업 생태계 환경을 강화하겠다는 큰 포부가 담겨있다.

중남부 거점공항으로 건설될 신공항과 이를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 기반, 배후 산업단지 조성은 대구경북 경제는 물론 인근 도시까지 강력한 동반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공항과 행정통합이라는 대구경북의 역사적 프로젝트의 추진은 단기적인 위기 극복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방정부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고자 하는 데 있다.

우여곡절 끝에 대구경북정치권의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 동력이 생겼고 여기에 정부도 국가발전이라는 장기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지역의 핵심사업에 차질이 빚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회경제적 통합 위한 돛과 풍차 세워야

새로운 리더십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연속성과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차질 없는 추진이 먼저다. 지역 사업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미래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공공적 자산이다. 정파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된 발전을 지속할 때 국민에게 안정적인 미래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과제의 성공적인 추진이 대한민국이 겪는 혼란과 분열을 딛고 균형잡힌 지역 발전과 진정한 지방분권 사회로 나아가는 도화선이 되길 바란다. ‘지역’과 ‘분권’을 위한 과제는 이제 주변부 정책이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회복과 재편을 위한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바람이 불 때 누군가는 피할 바람막이를 세울 것이고 누군가는 돛을 올리고 풍차를 세울 것이다. 탄핵정국의 먹구름과 분열의 기류 속에서 우리는 지방의 역량과 권한 강화를 위한 과제들을 더 집중력 있게 추진해야 한다. 이로써 사회ㆍ경제적 통합과 봉합을 위한 강력한 돛과 풍차를 세워가기를 기대한다.

이만규

대구광역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