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비상계엄에 ‘대통령이 자기무덤 판다’ 생각”
14일 프랑스 르몽드지와 인터뷰
“당시 도청 봉쇄명령 즉각 거부”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가 가짜뉴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무덤을 파는 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5일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김 지사는 14일 국회 탄핵 표결이 있기 전 서울 여의도 도청 중앙협력본부 사무실에서 프랑스 드몽드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당시 비상계엄 선포를 TV뉴스 속보로 접했을 때 가짜뉴스인줄 알았는데 행정안전부가 도청을 봉쇄하라고 전화로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받고 즉시 거부하라고 지시했다”며 “12.3 계엄선포는 절차나 내용이 모두 위헌이며 부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상계엄 선포가 가짜뉴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감정이었냐’는 질문에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었고 쿠데타가 무위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 확신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한국 국민은 민주주의의 위기 때 분연히 용기있게 일어서서 저항하고 희생하며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해왔다”며 “이번에도 빠른 시일 내 국민께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김 지사는 “그간의 계엄사례로 봤을 때 군이 도청을 접수하고 봉쇄를 하려 할 가능성도 있었으나 사무실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간부회의를 바로 소집하고 도청 안으로 들어갔는데 만약 군이 봉쇄에 들어갔다면 구금당했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군이 봉쇄하려 했다면 저항하려고 했냐’는 질문에 “군부대가 와서 구금하거나 봉쇄하더라도 몸으로 저항할 생각을 했었다”며 “바로 소집한 간부회의에서 비상계엄을 명백한 쿠데타로 규정하고 위헌이라 경기도는 따를 수 없다고 얘기했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했다”고 답했다.그는 “하버드대 정치학자들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에서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쿠데타로 망했는데 최근엔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망하는 걸 설명했다”면서 “이번 사례는 ‘쿠데타+선출된 권력’이라는 두가지 요소가 결합된 최악의 사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국민, 특히 젋은이들의 저력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아주 불행한 사태가 반헌법적 지도자에 의해 벌어지긴 했지만 한국 국민의 저력과 잠재력을 믿고 있으며 극복해 낼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특히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탄핵 이후 한국이 재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