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 수중방파제 1월 착공
해운대 상습침수지역
2027년 말 완공예정
태풍만 오면 월파로 피해를 입던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수중 방재시설을 짓는 공사가 내년부터 본격 시작된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18일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에 대한 공사업체 선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업체가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본격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마린시티 연안과 150m 떨어진 해상에 길이 500m의 수중방파제를 설치하는 작업이다. 전체 14m 높이의 방파석(테트라포드)를 쌓아 파도 높이를 낮춘다는 계획인데 해수면에서는 4m 가량 높아보인다. 이안제가 생기면 5m 높이 파도를 3m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비는 696억원(국비 299억원·시비 266억원·구비 131억원)이 투입된다.
마린시티는 매년 여름 태풍 때마다 파도가 제방을 넘어오는 월파에 시달렸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한 건물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차량 수백대가 침수되기도 했다. 2012년 태풍에 대비해 해안가변에 방수벽을 설치했지만 조망권 문제로 높이를 낮추며 월파를 막지 못했다.
2016년 태풍 차바에 의해 해일에 맞먹는 파도가 방수벽을 넘어 도로를 덮쳐 서해안도로는 물론 초고층 건물들 사이 도로까지 바닷물에 잠겼다.
큰 피해를 입자 해운대구는 그해 12월 이곳을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했다.
이후 다양한 방식의 방재방안이 논의됐다. 마린시티 앞바다에 길이 650m짜리 방파제를 짓고 호안을 매립하는 방안은 환경훼손에 따른 반발로 무산됐다. 월파 시에만 세워지는 기립식 차수벽 설치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업비는 물론 매년 운영비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없던 일이 됐다.
결국 자연재해지구로 지정된 지 약 8년 만에 테트라포드 방파석을 도로에서 150m 바다 쪽으로 간격을 띄워 해상에 설치하는 안이 결정됐다. 공사기간은 36개월로 2027년 말 완공 예정이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