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국채금리 급락, 한국 경제 둔화에 영향
10년·30년물 사상 최저
디플레이션 위험 직면
중국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달 들어 너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를 위시한 글로벌 국채 금리가 최근 반등하고 있는 흐름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중국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심화되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중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733%를 기록하며 지난 16일 1.728%에서 소폭 반등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3일 심리적 저지선인 연 2%대가 깨진 이후 폭포처럼 급락하고 있다. 30년물 금리 또한 17일 종가 기준 1.96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0년 국채 금리는 11월 초 대비로는 약 19% 급락, 12월 초 대비로는 13% 급락했다”며 “중국 국채 금리 급락 속도가 너무 빨라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채 금리 급락에는 중국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5년 통화정책기조를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5년 최대 경제 현안을 내수 확대로 결정한 것 등이 일단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채금리 급락의 중요한 이유는 경기와 물가 요인이 가장 크다. 박 연구원은 “생산자물가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역시 0%대 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로 1%대 이하 물가 상승률이 2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물가만 보더라도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채 금리 급락과 함께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 증가율의 장기 하락세 역시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아직도 올해 성장률 목표 5% 달성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중국 경제 및 산업이 직면할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경기 둔화 리스크를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대규모 재정부양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문제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려는 재정 부양정책 규모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여지가 있고 시기도 내년 3월 전인대 전후로 전망되고 있어 과연 재정부양정책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나타낼지 미지수로, 이러한 분위기가 국채 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국채 금리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위안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간 금리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음이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국내 경기에도 중국 리스크가 전이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내 국채 금리 흐름이 미국보다는 중국과 유사한 모습이다. 중국 디플레이션 리스크와 이에 따른 저가 수출 공세가 국내 수출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가뜩이나 국내 내수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디플레이션 리스크와 저가 수출 공세에도 노출되고 있어 한국 경제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