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조원대로 성장한 국내 ETF 다변화…표준화된 공시 필요

2024-12-20 13:00:20 게재

파생형·액티브·테마형 등

위험에 노출 우려도 확대

보수율 인하, 일부에 국한

최근 빠르게 성장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상품구조가 기초자산형에서 파생형으로, 패시브형에서 액티브형으로, 시장대표 지수형에서 테마형으로 다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보호를 위해 표준화된 공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파생상품학회는 19일 여의도 금투센터 3층 불스홀에서 ETF 시장의 최신 동향 및 투자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정책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환영사에서 “ETF 시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괄목할 성장세를 보여 올해 6월 말 기준 순자산 총액은 153조원에 이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ETF 상품은 급격하게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의 상품선택 폭을 넓힌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다양한 위험 요인에 투자자들이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최수정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ETF 성과요인 및 발전 방향’ 주제 발표에서 ETF 상품의 정보 비대칭을 꼬집었다.

최 교수는 “액티브 ETF 시장 확대에 따른 추종지수 다양화로 투자자들의 추종지수에 대한 정보 및 이해 부족 가능성이 커졌다”며 “ETF 투자자에게 괴리율, 추적오차, 수수료율 등 일원화된 공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ETF 가격 관련 정보는 거래소에서 제공하고, 상세 보수율 관련 정보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제공하는 등 ETF 공시 정보의 일원화된 관리가 부재한 상황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실제 부담하는 ETF 투자에 수반되는 비용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워 ETF 가격 정보의 상대적 비교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에 최 교수는 “ETF 투자자 보호를 위해 표준화된 정보공시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ETF 상장이 늘어날수록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진 만큼 상장폐지에 따른 유의 사항(세금 등)을 충분히 투자자에게 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TF 운용보수 인하가 일부 상품에만 국한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ETF 시장 경쟁 심화로 자산운용사 간 ETF 운용수수료 인하 출혈경쟁이 벌어진다고 할 만큼 ETF 수수료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 같지만 실제 ETF시장의 첨예한 운용보수율 경쟁은 기관투자자가 주로 보유하고 있는 시장대표지수형 상품에만 나타났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테마형이나 업종·섹터형 등 운용보수율이 높은 상품의 경우 오히려 수수료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자산운용사는 새로운 테마형 ETF의 높은 보수율로 수익성을 보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패시브 주식형 ETF 중 보수 인하보다 ‘인상’ 건수가 더 많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체 비용 수준이 높은 운용사들은 운용보수율이 비교적 높게 유지되는 테마형·액티브형 상품에 집중해 신상품을 출시할 유인이 있다”며 “개인투자자는 테마형·파생형 ETF를 선호하면서도 투자 비용에는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연구위원은 자산운용사의 보수 인하보다는 과대광고 측면에 감시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유행하는 상품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운용사 간 마케팅 경쟁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유형 펀드에 대해 내재 된 위험과 비용을 개인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투자 설명서에 담을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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