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중국경제 부양 효과를 내려면
중국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통화완화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다. 12월에 잇따라 열린 정치국 회의나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를 보면 국내경제 안정이 발등의 불인 것 같다. 특히 부동산경기를 살리고 지방정부의 부채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통 크게 돈을 풀어 내수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사는 중국경제를 둘러싼 외부요인이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의 고율 관세장벽은 최대 변수다. 중국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14.63%로 2018년 이후 낮아지는 추세다. 그렇다고 미국 시장을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중국 무역흑자의 41%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통화 완화 통한 경기부양
중국의 수출은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3.8% 규모지만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1.1%p 정도다. GDP의 49.9% 규모인 소비의 성장기여도 2.4%p나 GDP의 26.3%인 투자의 성장기여도 1.3%p에 못지않다. 추세를 보면 수출 기여도가 소비와 투자보다 상승세다. 수출에 영향을 줄 외부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의 경제상황을 잘 반영한 지표가 장기금리 추이다. 중국과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런던증권거래소(LSEG) 기준 2.5%까지 벌어져 있다. 2002년 6월 이후 최대폭이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도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 8일의 달러당 7.351 기록도 깰 기세다. 위안화 가치는 2007년 12월 이후 최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인 셈이다.
중국의 경기부양 규모는 역대급이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때의 4조위안보다 두배 이상 많은 10조위안의 채권 발행을 예고한 상태다. 관례대로 제조업과 지방정부의 인프라에 투자할 경우 중국발 거품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규모다. 인민은행 통계를 보면 11월 말 기준 제조업체 대출총액은 13조8700억위안이다. 1년 전보다 12.8%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6대 상업은행의 신규대출 증가액 22조7500억위안 중 13조2400억위안이 제조업체 몫이었을 정도다.
강력한 대출에도 불구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지난해 26.18%에 그쳤다. 2020년 말 26.3%에서 2022년 6월 29%로 올라가던 추세와 정반대다. 다급해진 당국이 6월 말 제조업 지원을 강조하자 3분기 대출이 GDP의 26.36%인 25조384억위안으로 늘어났을 정도다.
중국경제의 골칫거리인 공급과잉과 부실채권 그리고 염가 수출은 바로 제조업에 대한 집중 투자의 결과물이다. 11월 공업생산자물가(PPI)도 2.5%나 하락하며 연속 2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일정 규모 이상 제조업체의 순익도 4% 감소했다. 1년 전의 2.3%보다 감소 폭이 늘었다. 중국 제조업체의 설비 가동률은 3분기 말 기준 75.1% 수준이다.
제조업 상장사 3604개사 시총은 39조7100억위안으로 전체 시총의 50% 정도다. 이게 1년 만에 32%로 추락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4% 늘었으나 순익은 마이너스 7.3%다. 시가 총액 10위 기업 모두 국유 기업 차지다.
제조업에 집중 지원한 투자구조 개혁 필요한 시점
제조업 부진은 은행의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4대 상업은행 부실채권 비중은 1.56~1.67% 수준이다. 이중 제조업 부실채권 비중은 4.2~6.03%다. 은행이 대출 심사나 리스크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제조업 집중 지원의 결과는 내수부진과 염가 수출이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11월 기준 8847억달러로 사상 최고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은행 대출에 62%나 의존하는 금융시스템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구조다. 내수부진도 가계 자산의 70%를 부동산에 묻어둔 결과다. 투자구조를 바꾸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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