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2025년 패션시장

2024-12-24 13:00:01 게재

침묵의 불황 속 ‘추구미’소비 확산

개인화시장·소비경험 더 중요 … 브랜드 친밀감 높여 충성고객 확보

내년 패션시장에선 자신이 추구하는 패션을 고집하는 젊은소비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불황에도 자신만의 ‘추구미’(추구하는 아름다움)를 명확히 발굴하고 부합하는 패션브랜드를 적극 구입하는 Z세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계적인 알고리즘(규칙)을 따르기 보단 ‘개인화한 시장’에서 소비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점쳐졌다. 허투루 추천해선 소비자 마음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브랜드 친밀도 높이기 위한 패션가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25년 패션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우선 비즈니스 관점에서 내년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며 많은 브랜드에게 위기로 여겨지는 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내년 패션시장에서 추구미소비가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MZ세대들이 주로 찾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 협업 매장 사진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3분기부터 소비심리 하락세가 확연했는데 여기에 정치적 불안정까지 겹치며 ‘침묵의 불황’이라는 상황에 봉착했다는 점을 전제로 내세웠다.

보고서는 “패션이 더 이상 쇼핑리스트 우선 순위를 차지 하지 못하고 다른 많은 영역들에 대한 소비의향이 우선한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면서 “패션영역 관심도가 높았던 젊은 여성 소비자 관심사는 식음료 뷰티 등 인접영역으로 분산하고 있으며 전체 소비자 관심사 역시 패션 이외의 영역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션 소비관점에선 추구미에 기반한 소비 패턴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페르소비’라는 새 소비 패턴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소비’는 페르소나와 소비의 합성어로 자신만의 추구미를 명확히 발굴하고 이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적극 구입하는 Z세대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취향을 깊고 뾰족하게 탐구하는 브랜드가 지속 성장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 알고리즘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특정한 미학 중심 패션유행에 반해 자유로운 방식을 추구하는 경향은 더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올 봄여름 상품을 준비하며 어떠한 계절테마 없이 개별패션에 집중한 제품을 선보인 해외고가품 프라다가 그렇다. 보고서는 “시대를 넘나드는 요소들이 하나의 룩(패션상품) 안에 혼재하고 비정형적이고 균형이 어긋난 다소 난해한 스타일링으로 마치 현대미술을 연상시키는 패션들을 제안했다”면서 “알고리즘이 지배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 인간만이 선보일 수 있는 독창성을 강조하려한 의도였다”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운영전략으로 쇼핑경험 개선을 꼽았다. 소비에 대한 욕구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새롭고 다른 소비 경험의 제공이 필수적이기 때문인데 초개인화된 제품 추천과 콘텐츠 큐레이션(종합편집)기술 발전은 고객경험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고서는 기대했다.

같은 맥락에서 소비심리가 회복되었을 때를 대비한 브랜드 친밀감 형성과 관련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수와 다수의 만남이 아닌 소소하지만 따뜻한 소통을 통해 소비자와 인간미가 느껴지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작은 가능성은 언제나 살아있고 작은 불씨 여러개가 단초가 돼 활활 타오르는 성장형 비즈니스로 나아가기를 꿈군다”면서 “SPARKS(불씨)를 내년 키워드(핵심어)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SPARKS’는 침묵의 불황, 페르소비, 알고리즘에 대항하는 패션, 쇼핑경험의 개선, 개인화된 마켓의 성장, 진정성 있는 충성도라고 하는 6개 영문 첫 글자를 떼어 조합한 단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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