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식민주의 등장과 위기대비

2024-12-26 13:00:27 게재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세계 문명을 바꾼 인터넷이 1969년 11월 미국에서 출현할 당시와 비교하면 인터넷 사용자수가 55억명에 이르는 등 기술의 사회적 지배력에 놀란다. 최근엔 사람과 인공지능 간의 경쟁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 관심이 고조됐다. 미래학자들은 인간의 기계화를 크게 우려하는 중이다. 반면 세계적인 석학이자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AI 열강’에 의한 AI 지배와 AI 식민주의 도래를 경고한다.

AI 경쟁의 주요 전장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HW)로 대폭 넓어졌다. 미국은 생성형 AI와 첨단반도체 기술 등을 중국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규제 강화조치를 취하고 있다. 메타는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들여 전세계를 잇는 총 4만Km 이상의 해저케이블 구축(W프로젝트)계획을 가동하고 있다.

AI가 세계경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든다. 놀라운 것은 기업국가의 가시적 출현이다. 기업국가는 기업의 영향력 아래 국가를 두는 형태로, 첨단 AI 기술을 이용해 저개발국가의 정보를 착취한다. 또 기업국가는 정보를 지배하는 ‘디지털 식민지 침탈’ 즉 ‘AI 식민지(Colonialism)’를 구축한다. AI 혁명이 우리의 삶을 혁신하는 이면에 새로운 형태의 지배와 종속이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AI 혁명 이면에 새로운 지배와 종속 생겨

AI 경쟁에서 한국은 조사대상의 세계 83개국 중 6위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세계사에 전례 없는 특이한 압축성장 모델국가다. 지금의 노장층 세대는 최빈국·중진국·선진국의 삶을 모두 누린 세계 유일의 존재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세대는 앞으로의 기술환경이나 산업구조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

과거 식민지 국가는 국민들의 독립운동과 다른 우방국의 도움으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기술종속인 AI 식민주의에서의 독립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AI 식민지의 특징이 한번 식민지화되면 독립의 실현이 요원한 때문이다.

인터넷은 공짜가 아니다. 21세기 석유로 통하는 데이터도 돈이다. 인터넷 사용자 55억명은 미국의 영향력 아래의 인터넷을 유료로 아무런 의식없이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토지·자본·노동과 같은 ‘생산요소’로 보는 중국은 태국·필리핀의 모든 클라우드 컴퓨팅 클러스터를 100%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에 25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1일 국방부에 AI 전담조직을 창설했다. 러시아는 같은 날 반서방 국가들을 규합해 AI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AI 개발을 주도하는 국영 스베르방크가 브릭스 회원국인 중국·브라질·인도·남아공뿐 아니라 비회원국인 세르비아·인도네시아 등도 AI 동맹에 합류했다고 했다.

최근 주목을 받고있는 오픈 AI가 챗GPT를 탄생시켜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급성장을 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며 기술표준을 세우고 있다.

AI가 가져올 변화에 우리 대응책 안보여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도 AI가 2028년이 되면 44%의 기존업무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2030년에는 20세기에는 존재하지 않던 직업이 85%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는 AI가 주도하는 경제 혁명의 정점에 와 있다. AI 발전이 가져 올 경제와 산업분야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책은 보이지 않는다. 여러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경도 NHN클라우드 경영자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