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보험, 소수업체에 집중
상위 3개사 80% 점유
미국 건강보험시장에서 소수 민영보험회사에 대다수가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직장인 건강보험시장의 경우 주요 업체에 대한 집중도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홍보배 연구원은 최근 ‘미국 민영건강보험시장의 집중도 증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직장 건강보험시장의 경우 상위 3개사 시장 점유율 합계 80% 이상인 주가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공적보험인 건강보험을 운영·유지하는 데 반해 미국은 민영보험사들이 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민영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할 경우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 민영 건강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지불했더라도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미국에서는 종종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유명 보험회사 CEO 피살사건에서 볼 수 있듯, 미국내 민영 건강보험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살인범에게 동정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미국 감사국(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은 관련 법률에 따라 2년마다 민영건강보험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 감사국은 상위 3개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가 80% 이상인 경우 집중화됐다고 간주한다.
주별로 시장을 조사하는데 대기업 건강보험시장의 경우 3개 보험사가 80% 이상 시장점유를 하고 있는 지역이 2011년 40개주에서 2022년 43개주로 늘었다. 중소기업 역시 36개주에서 47개주로 급증했다. 개인 건강보험시장도 같은 기간 33개주에서 35개주로 늘었다.
보고서는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이유로 미국내 보험회사간 인수·합병, 기존 회사의 철수, 신규 보험사 진입 제한 등을 꼽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 덕분에 개인 건강보험시장에서 활동하던 보험회사는 2011년 30개에서 2022년 10개로 줄었다. 미국의 보험회사는 병원 등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뒤 의료비 등을 협상해야 하는데, 이러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힘든 신규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 연구원은 “민영건강보험시장 집중도 증가는 보험료 상승, 상품선택권 제한 등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신규 보험회사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대형사의 독점적 지위를 완화, 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적 개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