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예정 8개 신공항 ‘조류충돌 위험’ 불똥

2024-12-31 13:00:21 게재

모두 철새도래지 인근

활주로 길이도 논란

제주항공 여객기 무안참사 원인 중 하나로 조류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거론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신공항 건설계획에 불똥이 튀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제외하면 가덕도신공항 새만금신공항 등 상당수 공항들이 철새 도래지 인근에 지어질 예정이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덕도신공항이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가덕도신공항은 이미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조류충돌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덕도가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하구에서 7㎞ 정도밖에 떨어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 제2공항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철새 도래지와 가깝다는 점이 단골 지적사항이다. 실제 제2공항 예정지 8㎞ 이내에 하도와 오조·종달·신산·남원 해안까지 5개의 철새 도래지가 연결돼 있다.

이미 건설 공사가 절반 이상 진행된 울릉공항도 섬 특성상 조류들이 많이 서식한다. 건설이 확정된 백령공항 흑산공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새만금공항 서산공항 등도 예정부지가 서해안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철새 도래지이자 이동경로다. 새로 추진 중인 신공항들이 대부분 조류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건설 예정 공항들의 활주로 길이도 논란거리다. 이번 사고 당시 활주로 길이가 짧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자 새로 지을 공항들마다 활주로 연장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새만금공항의 경우 활주로 설계 길이가 2500m로 국내 국제공항 중 가장 짧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다.

하지만 소음피해와 부지확보 등을 고려하면 공항이 조류 서식지를 피한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실제 인천국제공항도 서해안 바다를 매립해 건설한 만큼 조류충돌 우려를 벗어나기 어렵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조류를 피해 공항을 짓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조류충돌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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