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새로운 관광 강국으로 거듭날까
지난해 사고 딛고 새 도약 다짐
교통혁명과 안전보장, 여행객 유치
지난해 11월 라오스의 작은 마을 방비엥에서 메탄올 중독으로 6명의 젊은 관광객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는 조용히 성장하던 라오스의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고, 이 나라가 직면한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라오스는 이 충격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사고의 상처를 치유하며, 동남아시아의 숨겨진 보석에서 관광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자 신년호에서 이 같은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라오스의 변화는 그 중심에 라오-중국 철도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두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설된 이 철도는 수도 비엔티안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루앙프라방, 그리고 방비엥까지 연결한다. 시속 160km로 달리는 준고속 열차는 라오스의 도시 간 이동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편하게 만들었다. 이전에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하루 종일 걸렸던 여정이 이제는 1~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단순히 교통혁명에 그치지 않았다. 방비엥에서는 카약, 동굴 탐험,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험준한 석회암 지형을 탐험하는 모험형 관광이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관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수십 건의 치명적인 사고를 계기로 강변 바와 위험한 관광 시설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일례로 루앙프라방의 쿠앙시 폭포는 이제 새롭게 설치된 튼튼한 금속 계단과 집라인 덕분에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농키아우 같은 소도시는 전통적인 라오스의 매력을 간직하며, 한적한 자연과 조용한 강변 풍경을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Nong Kiau River Side 같은 호텔은 하룻밤 30달러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도 매력적인 강변 숙소와 현지 음식을 제공한다.
수도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이 도시는 현대적인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다양한 야간 명소들로 가득 차 있다. 비엔티안의 밤은 이제 놀이공원, 야시장, 그리고 강변 레스토랑으로 활기를 띠며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도이 카 노이 같은 레스토랑은 계절별 재료로 만든 고급 요리를 선보이며,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2024년 방비엥 사고는 라오스 정부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름다운 풍경조차 여행자들을 유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라오스는 이 사고 이후 관광업 종사자 교육을 강화하고, 관광 시설의 안전 규제를 대폭 확대했다.
라오스는 2024년 관광객 500만명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또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이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에 속속 입점하면서 라오스 관광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힐튼, 이스틴, 홀리데이 인 같은 브랜드는 라오스가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