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앞두고 잇단 테러비상
트럼프호텔 앞 사이버트럭 폭발 … 뉴올리언스 테러는 단독범행에 무게
2일 AP통신은 전날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현역 미군이 타고 있었다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이버트럭에 탑승해 있다가 폭발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원이 현역 군인(육군)인 매튜 리벨스버거로 미 육군 특수부대를 일컫는 ‘그린 베레(Green Beret)’ 소속으로 확인됐다고 AP는 전했다.
리벨스버거는 육군 특수전 부대 사령부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기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미 육군도 그가 2006년부터 복무해 오랜 해외 파병 경력을 쌓았고, 아프가니스탄에 두 차례 파병된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타지키스탄, 조지아, 콩고 등에서 복무했다고 밝혔다.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제10 특수부대 소속이며 최근까지 독일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휴가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리벨스버거가 차량 폭발 전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고, 현지 경찰은 그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트럭 안에서 또 다른 총기와 군 신분증, 아이폰, 스마트워치 등이 수거됐으며, 두 총기는 모두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가 더 큰 피해를 줄 계획이었지만 폭발물은 초보적 수준이었고, 강철로 된 차량이 대부분 흡수했다고 덧붙였다.
리벨스버거가 운전한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1일 오전 8시 40분께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입구 앞 발렛주차구역에 있다가 갑자기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이 폭발로 운전자인 리벨스버거가 사망하고 인근에 있던 7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같은 날 새벽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심가에서 픽업트럭 돌진으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테러 사건과 더불어, 또 하나의 테러 사건이었을 가능성에 미국 수사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미연방수사국(FBI)은 “뉴올리언스와 라스베이거스 사건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은 아직 없다”고 밝힌 상태다.
FBI는 2일 수사 브리핑에서 “예비 조사 결과 범인이 혼자 범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라이아 FBI 부국장은 “현재로서는 다른 사람이 연루됐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며 “수사관들은 현재 공범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 사건 용의자인 샴수드 딘 자바르(42)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에서 폭발물과 함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를 뜻하는 ISIS(IS를 미국이 가리키는 명칭) 깃발이 발견되면서 조직적 범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자바르도 현역 시절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에서 일한 적이 있다. 또 뉴올리언스와 라스베이거스 차량 모두 통상적인 렌터카 업체가 아닌 ‘투로’(Turo)라고 하는 1대 1 사이트를 통해 빌렸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그러나 리벨스버거와 자바르가 복무한 시기와 임무가 겹치지는 않는다고 미국 수사당국 관계자가 AP에 밝혔다.
뉴올리언스 트럭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 10명에서 14명으로 늘었다고 FBI는 밝혔다. 경찰과 총격전 끝에 숨진 용의자를 포함하면 사망자는 15명에 이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대국민 입장 발표 때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사건과 라스베이거스 사이버트럭 폭발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이 점에 대해서 밝힐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FBI도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테러 조직과 연관이 있는지, 공범이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FBI는 용의자가 “ISIS에 100% 영감을 받았다”며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언급을 재확인했다. 용의자는 범행 몇 시간 전에 ISIS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