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오징어게임2’와 K-푸드 콜라보
지난해 12월 26일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개봉됐다. 3년 전 K-드라마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은 우리나라의 놀이문화 등 K-컬쳐를 전세계에 전파했다. 얼마 전에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는 한국의 음식을 전세계인에게 소개했다.
이처럼 K-팝, K-콘텐츠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K-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한식을 즐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징어게임2’ 개봉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가 콜라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식품·유통·뷰티 업계도 마케팅 경쟁을 펼친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오징어게임2’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김밥 떡볶이 등 K-스트리트푸드와 만두 김치 김스낵 등 핵심 전략 상품으로 제품을 구성했다. 현지 소비자의 선호에 맞춰 국가별 제품 구성을 차별화하고 게임에 나오는 핑크가드, 영희 등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냉동김밥은 이번 협업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오뚜기는 국내에서 지난달 ‘오징어게임2’와 협업한 스낵 ‘뿌셔뿌셔’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도 ‘오징어게임 시즌2’와 손잡고 ‘참이슬 오징어 게임 에디션’을 내놨다.
신세계백화점은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징어게임2’ 팝업을 국내 단독으로 설치했다. 오징어게임 세트장을 구현한 체험공간도 마련했고, 전국 주요 점포에서는 오징어게임을 활용해 개발한 300품목의 콜라보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식약처 규제외교 노력도 한몫 담당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도 자체 브랜드(PB) ‘브링그린’과 ‘웨이크메이크’가 콜라보 에디션을 선보였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총 9개국에서 출시했다. 매력적인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높이길 기대한다.
지난해 10월까지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약 81억9000만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것이다. 냉동김밥 즉석밥 떡볶이 등 쌀가공품과 라면의 수출이 강세다. 특히 라면의 인기가 두드러진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는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글로벌 마케팅 노력의 결과지만 식약처의 규제외교 노력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전담조직(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을 신설해 주요 수출국의 관련 법령 제도를 기업에 제공하고 기업의 수출 애로사항을 청취·해결하기 위해 해당국 규제기관 국제기구 등과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10월 유럽연합(EU)이 한국산 라면에서 유해물질(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되면서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세계 2위 라면 소비국인 인도네시아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로 라면을 수출할 때마다 에틸렌옥사이드(EO) 시험·검사성적서를 제출토록 의무화했다. 식약처가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꾸준히 노력한 결과 이달 초부터 시험·검사성적서 제출 요구 조치를 해제했다.
지난 6월에도 덴마크가 불닭볶음면에 대해 맵기를 이유로 리콜 조치를 했을 때 식약처가 전담팀을 파견해 덴마크 식품당국을 설득, 한달 만에 리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식약처의 규제 외교 노력이 성과를 거둔 우수사례라 할 수 있다.
K-뷰티, K-바이오도 K-콘텐츠와 콜라보를
새해다. 새로운 계획의 시작으로 분주해야 하는데 지난 연말 느닷없는 비상계엄 사태와 뒤이은 탄핵정국으로 온통 우울한 분위기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경기 침체, 원·달러 환율 인상,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 다가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등 대내외적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다.
아무쪼록 바라건대 ‘오징어게임2’ 개봉을 계기로 K-콘텐츠와 K-푸드의 콜라보 마케팅이 대성공해 얼어붙은 내수경기도 다소나마 살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식품산업도 크게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더 나아가 K-뷰티 K-바이오 분야도 K-콘텐츠 등과 콜라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