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선택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키워드
일본 기업은 오랫동안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임금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식 고용시스템’을 유지해왔지만 버블경제 붕괴 이후 저출산 고령화와 기계화의 진전, 그리고 신흥국 성장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고용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현재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인사제도와 고용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종합취업전문기관인 주식회사 리크루트는 2023년 3월 기업의 인사담당자 5048명을 대상으로 인사제도와 고용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2024년 4월에 보고서로 발표했다. 인재관리를 주제로 채용 육성 평가 임금 등 인사분야에 대한 조사였다. 보고서는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전직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근로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는 ‘클로즈드 투 오픈(Closed to Open)’ 같은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인사제도와 고용관행을 개방적이고 다양한 시스템으로 전환해 개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깨우는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중심 고용시스템 재검토하는 일본 기업들
인사제도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대응하고 있는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신규졸업자 일괄채용만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채용을 실시하고, 기업주도형 커리어 형성보다는 개인주도형 커리어 형성을 지원했다. 또한 표준적인 인재육성보다는 종업원 개인에게 특화된 인재육성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 있어서도 일률적인 평가보다는 성과 위주의 평가를 실시하고 임금도 내부 공평성보다는 외부 공평성을 중시했다. 승진에 있어서도 연공서열보다는 성과 및 능력을 중시하고 종업원이 퇴직해도 관계를 끊지 않고 퇴직자 네트워크 등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기업이 ‘Closed to Open’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4가지 포인트를 제시했다. 첫째, 다양한 인재에게 열린 채용이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현재 인사제도의 과제 중 ‘중도채용 및 경력직 채용 강화’가 4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신규 졸업자 채용 강화’가 15번째 순위에 그친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순위다. 향후 기업이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등 다양한 인재를 대상으로 한 열린 채용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개인주도형 커리어 형성 지원이다. 인재 채용방식과 제도를 재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은 직원 개개인의 기술과 경험뿐만 아니라 ‘잠재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채용 및 경력직 채용에서도 단순히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지 여부가 아니라 입사 후 성장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채용방식과 제도를 재검토하는 기업들은 인재육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커리어 지원을 중요시하고 있다.
셋째, 성과주의와 세상 기준의 평가다. 다양한 인재에게 열린 채용을 통해 개인의 경력 형성을 지원하는 것만큼 채용한 인재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계속 근무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내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인맥과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퇴직자 재고용 제도, 외부 파트너 기업, 부업 실시자 등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조직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고용 방식으로 ‘Closed to Open’ 개념 더욱 중요해질 전망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의 진행으로 장래 노동력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의 고용방식으로 ‘Closed to Open’의 개념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아지아대학교 특임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