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국민연금 만들어지는 새해 되길
놀람과 슬픔으로 가득했던 2024년 12월이 끝나고 2025년으로 넘어왔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 새해를 맞았습니다. 올해는 풍요와 지혜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라고 하니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한해가 되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지난해 상생의 연금개혁을 위해 500명의 국민이 참여한 숙의단 논의가 4회에 걸쳐 진행되었고, 제5차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26년 만에 세대간 형평성과 노후소득 확충을 목표로 한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마련되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논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우리보다 제도 역사가 훨씬 긴 유럽 등 선진국의 10여년 이상에 걸친 개혁 사례를 볼 때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한 중단없는 논의가 계속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36년 만인 지난해 11월엔 연금을 받는 분이 7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의 70% 가량입니다. 또한 가장 많이 받는 분의 월 연금액은 300만원에 육박하고, 부부 합산 월 최고 연금액도 500만원에 달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단기간의 큰 발전입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의 결과입니다.
다수 국민이‘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개편 원해
며칠 전 모 일간지에 ‘퇴직 후 소득공백’ 이라는 주제로 3면에 걸쳐 기획기사가 실렸습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금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문제, 은퇴 후에도 일을 해야 하는 소득절벽 문제, 자녀의 독립이 늦어짐에 따른 역부양 문제 등을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해서인지 은퇴를 몇년 앞둔 필자에게도 아주 민감하게 와 닿았습니다.
설문과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중 60% 이상은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과 노후소득절벽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료 부담을 올리고 받는 연금액을 줄이면서도 받는 연령을 높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행유지를 원하는 비율보다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500명의 숙의단과 정부의 개혁안 그리고 설문에 참여한 사람의 대부분은 현행 제도의 ‘저부담-고급여’ 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개편해야 제도가 지속가능하다는 것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연금개혁의 동력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동력을 바탕으로 미래세대도 기금 소진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국민연금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공단은 국민연금제도의 유일한 수행기관입니다. 국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고품질의 연금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보다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성하는 데 일조해 세계 최고의 연금 전문기관을 경영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경영혁신을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아울러 청렴하고 투명한 기관 운영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받은 신뢰와 격려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금 소진시기 늦추기 위한 투자 다변화
아울러 현 체계를 유지할 경우 2060년 즈음으로 예상되는 기금 소진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투자 다변화와 다각화를 통해 수익기반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입니다.
새해에는 국민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 지속가능한 국민연금 제도가 만들어지고, 제도의 틀 내에서 우리 국민의 노후가 조금은 더 풍요로워지길 기대해 봅니다.